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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미씽 : 사라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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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미씽 : 사라진 여자
  • 인승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16.11.27 0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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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보다 소중한 모든 것을 맡겼는데 그 모든 것을 갖고 사라졌다!

[한국정경신문=인승일 칼럼니스트] 바쁜 일이 쉴 틈 없이 이어질 때 우리는 흔히 “정신 쑥 빠지게 생겼다”고 말하기도 하며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분주한 삶”이란 넋두리를 늘어놓으려면 과연 얼마만큼 바쁠 때 일까? 필자가 영화를 보는 내내 “참으로 정신 사납게 사는 삶..”이라고 절실히 느낀 작품을 시사했으니 충무로 대표 여성감독인 '이언희'감독의 작품이다. 물론 영화의 주제가 분주함에 있지 않음에도 스크린에 도입부의 영상이 비추어지며 주인공의 살아가는 모습을 볼라치면 관객의 입장에서도 혼이 빠져나갈 듯했기 때문이다.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메인 포스터. 사진=다이스필름]

<미씽 : 사라진 여인>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두 여인이 인생의 막장에라도 다다른 것처럼 정신적, 육체적 고통 속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거듭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 우리들의 주변 일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공감케 하는 애잔할 만큼의 여운을 남겨준다. 전작인 <...ing>에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여고생과 대학생의 사랑을 그려낸 감성 멜로 작품으로 데뷔했던 여성감독이기에 가능했을까?

<미씽 : 사라진 여자>... '지선'과 '한매'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데 '지선'은 의사인 남편과 이혼 직후이며 딸 '다은'이의 양육문제로 소송 중인 워킹맘이다. '한매'는 '지선'의 집에 보모로 들어와 '다은'이를 맡아 키우며 집안일 돕지만 한국말이 서툰 중국출신 여인이다. '지선'은 자신에게 있어 전부인 딸 '다은'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우유부단한 전 남편은 강직한 성격의 어머니의 뜻에 밀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한매'는 '다은'이가 흘리는 콧물을 입으로 빨아먹을 만큼 위해주며 가사까지 도맡아주니 처음엔 미덥지 않게 생각했던 '지선'도 집안의 모든 것을 '한매'에게 맡기고 식구처럼 살갑게 대해준다.

<미씽 : 사라진 여자>... '지선'의 삶은 필자가 서두에 표현했듯 잠시 잠깐의 빈틈도 찾아볼 수 없다보니 변론 중인 변호사와 판사 앞에서도 전화가 걸려와 눈치를 보고, 직장에서도 잘릴 판국인데, 쓰러질 듯 지친 몸으로 귀가해보니 '다은'과 '한매'가 없다. 바람 쐬러 외출했으려니... 긴 시간이 흘렀지만 돌아오지 않는 딸과 보모를 찾으려 뒤늦게 경찰서에 신고를 하지만 전 남편과 시어머니는 아이를 뺏기지 않으려는 꼼수로 몰아붙인다. '한매'는 예쁜 아기 '다은'를 데리고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녀를 찾아 나서며 신원을 알아보니 모든 것이 가짜로 밝혀진다. 이름과 나이, 출신까지도 거짓이며 뒤를 캐면 캘수록 미궁에 빠져들며 충격적인 사실이 들어나고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미씽 : 사라진 여자>...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극한의 상황에서 사랑하는 딸 '다은'을 찾아내려 '한매'를 추적하며 진실을 파헤치는 '지선'역으로는 어떤 캐릭터라도 거리낌이 퍼펙트하게 펼쳐내는 '엄지원'이 맡아 목숨 건 모성애를 고스란히 표현한다. 배우 '공효진'은 감춰진 것이 많아 파헤칠수록 의문에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되는 보모 '한매'역할에 캐스팅되어 지금까지 맡아 온 캐릭터와는 전혀 딴판의 모습으로 연기를 펼치면 관객들의 눈길을 모은다.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거침없는 전사/戰士처럼 종횡무진 하는 엄마, 자신의 아기를 위해 온 몸을 던졌음에도 잃어버린 아기를 그리는 엄마의 결말은?

「멋진 신세계 / Brave New World」의 '올더스 헉슬리 / A.L Huxley'는 “위대한 모성은 자비로운 어머니인 동시에 무서운 어머니이며 창조와 보존의 여신인 동시에 파괴의 여신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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