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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재벌 총수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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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재벌 총수들에게
  • 김동길 박사
  • 승인 2016.12.1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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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박사

[한국정경신문=김동길 칼럼] 재벌의 총수들 아홉 명이 지난 5일, 13시간이나 계속된 '최순실 국정조사'장에 불려가 앉아 있었습니다. 나가지 않아도 국회가 강제로 출석하게 하기는 어려운데, 최순실을 비롯하여 우병우 등 직접 관련이 있는 자들은 이런 사유 저런 핑계로 그런 자리에 나오지 않았는데 재벌의 총수들은 준법 정신이 강해서, 아니면, 겁이 많아서 아무 말 없이 그 부름에 응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재벌 총수들 중에는 머리가 허연 노인들도 있었습니다.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대개 젊은 국회의원들인데 속으로는 재벌의 해체를 갈망하는 사회주의적 신념이 강해서 그런지, 질문이 날카롭다 못해 매우 무례하게 느껴지기도 하였습니다. 으레 그러려니 믿고 있기 때문인지, 그런 질문에 반발하여, “당신이 뭔데 나에게 그런 모욕적인 말을 하는 거요”라며 대드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하기야 대통령이 오라는 장소에 오라는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마침내 문을 닫게 된 재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재벌들의 상습적 탈세가 재벌 총수들을 비겁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털어도 먼지도 안 난다”면 청와대건 국회건 두려워할 것이 무엇입니까? 탈세를 가능케 만들어준 자도 공직자였고, 탈세했다고 잡아가는 사람도 공직자였습니다.

이런 자리에 나와서 납세 액수를 자랑하며, “당신이 뭔데?”라며 호통칠 수 있는 당당한 기업총수들이 나타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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