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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콜드플레이, 헛되지 않은 19년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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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콜드플레이, 헛되지 않은 19년의 기다림
  • 박나은 기자
  • 승인 2017.04.19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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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카드)

[한국정경신문=박나은 기자] 4월 둘째 주 주말, 이틀간 잠실은 그야 말로 시끌벅적했다. 태양이 작열하던 대낮부터 쌀쌀한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새벽녘까지 말이다. 양일간 약 10만 명이 운집했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데뷔한지 19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콜드플레이를 만나는 것이다.

15, 1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브릿팝의 전설' 콜드플레이의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COLDPLAY)'가 열렸다. 이틀 동안 공연을 즐긴 관객은 약 10만명이다. 역대 팝스타 내한공연 중 최대 규모다. 두 시간여의 공연동안 관객들은 그들의 음악에 취했고, 무대 위의 그들도 한국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반주 삼아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다.

콜드플레이는 'A Head Full of Dreams'으로 막을 열었다. 크리스 마틴은 첫 곡부터 무대 곳곳을 질주하며 팬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역동적인 그의 첫 무대와 관객들의 환호, 화려한 폭죽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종이 꽃가루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했다.

이어 이들은 'Yellow' 'Every Teardrop Is a Waterfall' 'The Scientist' 'Birds'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노래 도중 마틴은 태극기를 번쩍 들기도 했다. 한국 팬들을 향한 일종의 인사였으리라. 또 'Paradise' 무대에서는 형형색색의 나비가 영상을 통해 등장했고 관객들에게 배급된 팔찌에서도 그 영상에 맞춘 각종 색채의 빛이 현장을 밝게 비췄다. 황홀경이 바로 이런 걸까.

(사진=현대카드)

'Magic' 무대가 시작되자 관객들의 팔에 채워져 있는 밴드의 불빛 대신 휴대전화의 플래시가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마틴은 작은 불빛이 모여 수많은 별을 만들어내는 이 모습에 태극기를 펼치는 것으로 응답했다. 또 관객들의 계속되는 떼창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유일하게 배운 한국어가 바로 '감사합니다'다. 놀라운 에너지를 받았다. 정말 멋지고 감사하다”면서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연신 외쳤다. 이어진 'Hymm For The Weekend'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마치 “내가 더 감사해”라는 마음에서인지 목청이 나갈 듯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밖에도 콜드플레이는 'Everglow' 'Clocks' 'Adventure of a Lifetime' 'Something Just Like This' 'A Sky Full of Stars' 'Heroes' 'In My Place' 'Up&Up' 등 수많은 곡으로 다채로운 에너지를 뽐냈다.

20여개의 곡들 중에서 한국 팬들의 가슴에 가장 큰 감동을 준 곡은 물론 'Fix You'였다. 한국 팬들이 가장 아끼는 곡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이 곡은 마틴이 전 부인인 기네스 펠트로가 부친상으로 힘들어할 당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쓴 곡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최근 '세월호 위로곡'으로도 종종 사용되기도 했다.

(사진=현대카드)

'Fix you'의 전주가 흘러나오자 마틴은 공연장 한 가운데 누운 채 관객을 맞이했다. 하늘을 보며 노래를 시작한 그는 기도, 그리고 그의 노래는 오롯이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왔다. 이와 함께 손목밴드에는 노란색 불빛이, 하늘에서는 노란색 종이 꽃가루가 흩날렸다. 그 위로의 노래에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적잖게 보였다. 이어진 'Viva la vida'의 웅장함은 감동을 더욱 극대화했다. 관객들 역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번쩍 들고 합창을 했다.

마틴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관객” “굿 바이, 굿 나잇”이라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한국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2시간여 동안 몸에 지니고 있던 태극기를 바닥에 펼쳐놓고 인사를 하는가 하면 무대를 떠나기 직전 태극기에 키스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을 대신 전했다.

콜드플레이는 내한 공연 이후 오는 19일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돔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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