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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가짜 유공자 가려낸다...독립유공자 심사 기준 변경·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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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 가짜 유공자 가려낸다...독립유공자 심사 기준 변경·강화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3.07.03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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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장관 "가짜 유공자 결코 용납할 수 없다"...친북 논란 살펴볼 듯
조봉암·김가진도 서훈 검토...손영우, 김근수·전월순은 재검토
▲ 박민식 보훈부 장관. 사진출처=박민식 페이스북 캡처
▲ 박민식 보훈부 장관. 사진출처=박민식 페이스북 캡처

[한국공정일보=김충식 기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가짜 독립유공자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건국에 공로가 뚜렷하거나, 국가의 기초를 공고히 한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건국 훈, 포장을 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건설이 아니라, 북한 김일성 정권을 만드는 데 또는 공산주의 혁명에 혈안이었거나 기여한 사람을 독립유공자로 받아들일 대한민국 국민이 누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또, 이는 진보·보수에 따라 좌우될 게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정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앞서 국가보훈부는 '독립유공자 서훈 공적심사위원회 운영규정'을 대폭 개정하고 친북 논란이 있는 독립유공자의 공적을 다시 검증해 '가짜 유공자'의 서훈을 박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 포상이 서훈의 영예성을 담보해야 하므로 선정 관련 논란을 없애고 독립유공자의 희생·공헌이 온전하게 존중받을 수 있도록" 관련 운영규정 등 심사기준을 변경한다고 2일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그동안엔 독립운동가 공적심사 때 '예비심사' 격인 제1공적심사위원회('예비심사위'로 명칭 변경 예정)와 제2공적심사위('공적심사위'로 변경 예정) 등 '2심' 체제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앞으론 운영규정 개정을 통해 '특별분과위'를 신설, 쟁점 안건은 사실상 '3심제'로 심사 절차를 확대한다. '특별분과위'는 독립유공자 공적심사와 관련해 각 분과위에서 심층 논의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사안 등을 다루는 위원회다.

보훈부는 이 같은 '3심제' 도입이 독립유공자 서훈과 관련한 '부실 심사' 논란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훈부는 또 특별분과위와 제2공적심사위의 당연직 위원 운영규정을 정비해 역사 전공자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법률 등 전문가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보훈부는 이외에도 △논란이 있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포상 기준 명확화 △그간 독립운동으로 인정되지 못했던 외국인 및 자금 지원·신사 참배 거부 활동 등에 대한 기준 개선 △대국민 공개검증 절차에 대한 국민 참여 보장 등을 통해 독립운동가 서훈에 관한 공적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사회주의 독립운동을 한 경우 '과연 대한민국을 위해 활동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심사기준을 잡을 것"이라며 "한때 친일 활동을 했더라도 이후 회개해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기준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독립유공자 vs 가짜 독립유공자, 누가 있나?

보훈부의 이번 독립유공자 심사기준 변경에 따라 앞으로 서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로는 조봉암·김가진 선생 등이 있다.

조 선생은 공산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로 활동했으나 1945년 광복 뒤 전향해 제헌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서 농지개혁을 이끌었다. 그러나 그는 일제에 국방헌금을 냈다는 기록이 있는데다 말년엔 '간첩' 누명을 쓰고 사형에 처해졌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그간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했다.

또 김 선생도 '선(先) 친일-후(後) 독립운동'을 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 선생은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는 등 한때 친일 활동을 했으나, 1919년 '3·1운동' 뒤엔 조선민족대동단 총재에 추대되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하다 생을 마쳤다.

보훈부는 이외에도 그간 친북 행적에도 불구하고 독립유공자로 포상돼 사회적 논란이 불거졌던 사례가 있음을 감안해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필요시 기존 서훈·포상의 적절성 여부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보훈부는 특히 독립유공자 포상과 관련해 "면밀한 공적 검증과 조속한 서훈 취소 절차로 '가짜 독립유공자'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복 후 조선공산당에서 활동한 이력 때문에 과거 보훈심사에서 6차례 탈락했다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변경된 기준을 적용받아 7번째 신청 만에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손용우 선생(손혜원 전 의원 부친), 허위 공적 의혹이 불거졌던 고(故) 김원웅 전 광복회장의 부모 김근수·전월순 선생 등이 서훈 재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보훈부는 지난 2019년부터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이들을 전수조사하고 있으며, 현재 진척률은 약 25%다.

보훈부는 또 '공과'(功過)가 함께 있는 독립운동가에 대한 정책 연구 및 토론회 등을 거쳐 재평가 방안이 있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된 독립유공자 포상의 적절성 및 부실심사에 대한 외부 비판, 국민 눈높이와 다양한 시각이 반영되지 못했던 우려들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독립유공자의 공적이 온전히 평가받고 서훈의 영예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일류보훈'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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