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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원웅 광복회장의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 점령군”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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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원웅 광복회장의 “소련군은 해방군, 미군 점령군” 발언 논란
  • 김충재 기자
  • 승인 2021.06.30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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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개혁 모임 인분투척 등 김 회장 반대 여론 높아져...부모 허위 국가유공자 논란도
▲ 김원웅 광복회장이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보낸 영상 일부. 유튜브 영상 캡처
▲ 김원웅 광복회장이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보낸 영상 일부.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공정일보=김충재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이 연이은 사고와 논란으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1일 양주 백석고 학생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해방 이후 들어온 소련군은 해방군이었지만 미군은 점령군이었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양주 백석고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친일 잔재 청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교다. 경기도교육청은 3·1운동 100주년이었던 지난 2019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각 학교 구성원들이 친일 잔재라고 판단한 교명이나 교가 등을 바꿀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영상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은 광복회 홈페이지와 유튜브 ‘광복회’ 명의 계정에도 올라와 있다.

이 영상에서 김 회장은 “해방 이후에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려서 북한엔 소련군이 들어오고 남한엔 미군이 들어왔다”며 “소련군은 들어와서 곳곳에 포고문을 붙였다. 그 포고문엔 ‘조선인이 독립과 자유를 되찾은 것을 축하한다. 조선의 운명은 향후 조선인들이 하기에 달렸다. 조선 해방 만세’라고 적혀 있었다. 포고문 뒤에는 ‘해방군 소련 대장 치스차코프’라고 써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비슷한 시점에 미군이 남한을 점령했다. 맥아더 장군이 남한을 점령하면서 이렇게 썼다. ‘우리는 해방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앞으로 조선인들은 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내 말을 안 들을 경우에는 군법회의에 회부해서 처벌하겠다. 그리고 모든 공용어는 영어다.’ 이런 포고문을 곳곳에 붙였다”고 했다.

김 회장은 또 “(맥아더는) 조선사람들이 그렇게 원하는 친일 청산을 공식적으로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맥아더가 미 국방성에 올렸다는 비밀 보고서 내용도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서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을 지내며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보고서를 많이 접할 기회가 있었다”며 “(맥아더 보고서의) 핵심은 이렇다. ‘남한을 일본에 이어서 미국의 실질적인 식민지로 써야겠다. 겉으로는 독립을 시키고, 실제로는 미국의 식민지로 써야겠다’(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이런 발언은 또 다시 ‘정치 편향’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발언 내용이 역사적 사실과 부합하느냐도 문제지만,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선(善)이고, 남한에 진주한 미군은 악(惡)’이라는 단편적 인식을 학생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원웅 광복회장에 논란은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 부친이 허위 공적을 제출했다는 의혹이 일어 국가보훈처는 이를 조사 중이다.

지난 25일 보훈처는 "1977년 이후 국가보훈처가 독립유공자 포상 업무를 이관 받은 상황"이라며 "이관 이전 공적조서 등 당시 서훈했던 기관의 자료에 대한 상황을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훈처는 그러면서 "오늘 의혹 제기한 자료 이외에도 광복회장 부모에 대한 문제제기 자료들을 면밀하게 확인 중에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실은 이날 김 회장 부친 김근수씨의 행적에 의문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훈처가 동일 인물로 관리해온 2명의 김근수가 출신지, 활동 시기와 활동 지역은 물론 사망 시기까지 모두 다르다는 게 조수진 의원실의 설명이다.

앞서 김 회장 모친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김 회장에 반대하는 광복회 개혁모임(광개모)과 광복군 제2지대 후손 모임인 장안회는 지난 15일 김 회장의 모친인 전월선(全月善)씨가 독립유공자 전월순(全月順)씨와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보훈처는 "이와 관련한 자료를 확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김원웅 광복회장에 반대하는 회원들이 회장실을 찾아가 인분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광복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께 광복회장 반대파인 이문형 '광복회 개혁모임' 대표가 이모씨, 차모씨 등과 함께 회장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인분을 뿌렸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모임은 김원웅 회장과 현 집행부의 운영방식에 반대하는 광복회원 20~30여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김 회장 멱살을 잡은 개혁모임 소속 김임용씨에 대한 광복회의 징계처분에도 반발해왔다.

한편 광복회 이사회는 김 회장 부모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이문형 '광복회 개혁모임' 대표 등이 회장실에 인분을 살포한 데 대해 "친박단체 등 극우단체와 함께 광복회관 앞 데모도 모자라 인분테러까지 자행한 짓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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