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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나의 대만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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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나의 대만 여행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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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여행의 백미 풍등 날리기
▲ 대만 여행의 백미 풍등 날리기

대만의 부산이라는 카오슝을 TV에서 보았다. 당연히 갔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도 간 기억이 없다. 대만을 간 것이 촬영을 포함하여 대여섯 번은 넘을 터인데 가지 않은 곳이 있으니 그만큼 큰 섬이다.

대만은 한국으로부터 비행기로 두 시간 반 거리 남쪽에 있는 아열대부터 온대, 한대성 식물이 골고루 분포한 섬나라이다. 한반도의 경상도와 충청북도를 합친 크기로 남북 길이는 390km이다. 고속열차로 두 시간이면 갈 수 있다. 1895년부터 50년간 일제의 지배를 받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 대해 친밀감을 보이는 친일본 국가이다.

대만은 중국이 궁금하여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중국어를 쓰고 중국풍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홍콩과 대만이다. 대만에서 아침에 눈을 뜨고 산책을 하던 중 떠드는 소리가 들려 가보니 한국사람들이었다. 보따리 장사꾼들인데 그만큼 양국 간의 관계가 긴밀했다.

중정박물관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각종 유물들이 보여주는 섬세한 기품, 공들인 노작, 희소한 가치성을 가진 진정한 보물 등등 우리 문화의 원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밖의 관광지도 중국문화를 보여주는 명소들이다.

우리의 반공 동지인 대만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사이라서 나는 중식당을 더 자주 갔다. 중국에 대한 관심은 홍콩영화 때문이다. 중식당의 주인들은 중국어를 쓰는 화교들이 많았다. 그들이 말하는 중국어가 정겨웠던 시절이다. 나는 교재를 사서 중국어를 독학 했다.

그런데 중공과 수교가 되며 대만은 어느덧 우리 곁에서 멀어져갔다. 명동의 중화민국 대사관의 주인이 바뀌며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러나 시류를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대만을 가니 한국인에 대한 배신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 분들이 한국 놈이 되어 있었다. 배신자들에 대한 당연한 인식 변화였다.

그래도 대만을 미워할 수는 없다. 대만은 중국의 본향이라 생각하며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에서 이소룡투어로 이정후 부회장과 함께 대만을 갔다. 대만은 갈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한다. 이 부회장과의 대만 투어 역시도 흥미진진한 여행이었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였다. 특히 풍등 날리기는 기억에 새롭다.

희한한 것은 이소룡이 대만에서 촬영한 사진은 없다. 안 갔을 리 없는데 사진촬영을 좋아하고 많이 찍혔던 이소룡으로서는 이상한 일이다. 대만하면 떠오르는 가수가 등려군이다. 그녀의 노래에는 주현미가 주는 아련함이 있다. 동시기에 활동했던 그녀의 CD를 구입하여 지인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대만에서 이소룡 문화현상이라도 찾고자 2018년 10월 1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처음 찾은 곳은 중심지에 위치한 용산사이다. 인근의 야시장이 유명한 도교사원이다. 워낙에 많은 이들이 찾아 향을 피워 소망을 기원하는 통에 기둥이 온통 그을려 있다.

두 번째 찾은 곳은 고궁박물관이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한곳으로 무려 62만 점의 황실보물들이 전시 혹은 수장고에 보관되어 3개월에 한 번씩 순환전시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표적인 보물들이며 한국문화의 원류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단수이 옛거리는 50~60년 전 거리와 해변을 관광지화 시켜놓은 거리이다. 예전에 다니던 기차가 손님맞이를 하고 좀 걸어가니 옛 건물들이 하나 둘 눈에 띈다. 해변으로 물건을 운송하던 곳으로 번성했을 곳이다. 주변 1km에 음식점과 재래시장이 자리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송도 같은 느낌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오는 필수 코스인지 한글 안내문도 제법 눈에 띈다. 강 건너까지 가는 유람선도 있어 타봄 직하나 시간이 없는 관계로 통과했다.

지우펀 인근의 스펀은 천등 날리기 행사가 상품화되어 개방된 신흥 관광지이다. 철로 변의 천등 집에서 기원 문구를 써서 날리며 복을 기원한다. 화재의 염려가 없고 바람의 기류가 적당해 이곳에 조성되었다. 며칠 후 한국에서는 저유소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나는 "이소룡, 안태근" 두 이름을 써서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의 목표인 이소룡기념관 설립의 성공을 이정후 부회장과 함께 기원했다.

그 외 찾은 곳도 뺄 수 없는 중요한 곳들이다. 우리 문화의 소중함도 중요하지만 타국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어차피 한중일 3국은 서로 간 문화를 공유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와 문화도 소중하고 인접국의 역사와 문화 역시도 그만큼이나 소중하다.

중국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지금 대만은 남중국해의 화약고로 한국 안보에도 결정적이다. 중국에 밀리지 않는 대만의 워게임과 중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그들을 저지하는 현상유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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