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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저서 소개 '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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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저서 소개 '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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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과 홍등' DVD 세트와 단행본 『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
▲ '청사초롱과 홍등' DVD 세트와 단행본 『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

2007년 8월 24일은 한중수교 15주년이었다. 『동북아의 등불 청사초롱과 홍등』은 나의 한중수교 특집 제작기이다. 중국 출장을 가서나 귀국하여 다큐를 완성할 때까지 글을 쓰느라 없는 틈을 내어 컴퓨터와 마주했고 버릇처럼 글을 썼다. 밤잠을 설쳐가며 올렸던 이유는 중국출장에 동참 못한 5명의 작가들과 서울 촬영팀과 서로 상황을 공유할 필요에 의해서였다.

그렇게 매일 같이 카페에 올린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져 나온 것이다. 제작기의 성격을 빌렸지만 일반독자들에게도 중국여행 가이드북 역할을 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책은 350매 지면에 사진 250여 매가 실려있다.

중국대륙 3만km의 대장정은 2007년 초부터 기획 및 답사를 거쳐 10월까지 중국과 한국에서 촬영을 하며 이 다큐멘터리를 완성하였다. 중국에서의 촬영은 북쪽으로는 하얼빈에서 남으로는 홍콩까지, 서쪽은 둔황에서 동쪽의 웨이하이까지 총 3만km의 대장정으로 중국 대륙을 일주하였다. 이 다큐는 모두 50분 5부작으로 구성되어 한중 수교 15년간의 역사, 문화, 사회, 경제의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최근의 산업 현장 분위기와 인터뷰를 통해 한중간의 윈윈 전략을 모색해 보고, 현지에서의 한류 스타들의 공연과 인터뷰를 하며 밀착취재를 하였다. 한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24일, 오랜 단절의 벽을 넘어 역사적인 수교를 이뤄내고 2007년 수교 15주년을 맞았다. 15년이란 짧은 시간 내 한국과 중국이 이뤄낸 결실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한류와 한풍으로 서로의 문화에 대한 호감을 높였고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벽을 넘어 정치에서도 전면적 동반자 관계를 이뤄냈다. 또 경제 분야에서는 수교 전과 비교해 18배나 성장했다. 이렇듯 한국과 중국은 15년이란 짧은 시간에 사상 유례없는 발전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중 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알아보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고자 기획된 다큐멘터리다.

나 혼자만의 기록을 떠나 오픈된 카페에 올린 글은 이제 나 혼자만의 것일 수 없다. 내가 컴퓨터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는 정보는 공유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004년에 방송된 다큐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제작기 「270일간의 기록」의 경험은 기록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단행본으로 출간은 안되었지만 방대한 기록이었다.

안사람은 뭐 하러 힘들게 올리느냐고 말렸지만 한번 시작된 글은 드디어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 출장팀에게 이번 출장일정이 마라톤과 같다고 했는데 글쓰기 역시 마라톤과 같다고 본다. 제작기 쓰기는 내가 제작을 계속하며 계속되었다.

이 책을 내기까지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촬영을 마치고 10월 6일 귀국하여 12월 24일에 1부 방송까지 쉼 없이 달려온 기록이다. 2007년 한 해 항저우에서 설날을 맞고 4월에 둔황을 다녀오고 5월 29일부터 회의를 시작하여 6월 대본회의를 베이징에서 하고 8월부터 대륙을 다니며 촬영을 했다. 10월에는 귀국하여 11월에 중국버전을 완성해 전달하고 한국에서도 연말에 방송이 되었다.

나로서는 중국을 진정으로 이해하니까 모든 것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정말 힘들었을 일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니 힘들어도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마음을 5부작에 담아냈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해보다도 많이 중국에 체류했다 약 석 달간을 채웠는데 어느 해보다도 뜻 깊은 해라고 할 수 있다. 연말에 50분 다섯 편을 방송하고 이 프로젝트는 끝이 났다.

가장 힘든 점은 역시 67일간의 출장기간 중의 3만km라는 이동거리이다. 매일 서울과 부산 간을 이동하는 거리인데 한 지역에서 며칠을 찍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동하는 날은 더 먼 거리를 달려야 했다. 한 여름에 사막지대를 찾아갔고 불볕더위 속에서 대륙을 누볐으니 스태프들의 고생은 더했다. 대륙의 한복판에서 KBS도 이런 고생에 못지않은 역작 <차마고도>를 방송하기도 했지만 역시 3만km라는 장거리 이동은 사상 유래가 없는 일이다.

처음 차로 전 일정을 소화하려던 계획은 역시 무모한 계획이었다. 우리가 짠 계획도 아닌 중국의 협력사에서 잡은 계획이었다. 중국에서 사는 이들도 미처 모른 무모한 계획이었던 것이다. 장거리 이동은 가능하지만 장기간 출장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계획이다. 그나마 촬영초기에 시안 등의 장거리 이동을 하였길래 망정이지 한 달 넘어서 부터는 적은 이동거리라도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결국 칭다오에서 상하이, 상하이에서 광저우까지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것보다는 사고도 없었고 이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기는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차후 제작진에게 전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국을 알고자 하는 분들도 일독할만한 책이다. 이 책은 2008년에 1,000부 한정판으로 출간되었고 지금은 절판되어 네이버 ‘안태근’ 카페에서 ‘청사초롱과 홍등’으로 검색하면 관련 글들을 읽을 수 있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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