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23:56 (목)
[데스크 칼럼] 흥부네, 신사임당 그리고 영부인
상태바
[데스크 칼럼] 흥부네, 신사임당 그리고 영부인
  • 김충식 기자
  • 승인 2019.05.23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충식 국장
▲ 김충식 편집국장

오늘은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흥부놀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다 아는 이야기이니 주요 부분한 발췌하겠습니다.

흥부놀부 이야기를 보면 놀부의 아내는 심성이 곱지 않은 사람으로 나옵니다. 배가 고픈 흥부가 형수인 놀부의 아내를 찾아가 찬밥이라도 있으면 달라고 하자 “도련님(흥부) 줄 밥은 없다”면서 밥을 푸던 주걱으로 흥부의 얼굴을 냅다 쳐버리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주걱으로 얼굴을 맞은 흥부는 야속한 마음에 형수를 쳐다보다가 이내 얼굴에 묻은 밥풀을 떼어 먹으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 도착하자 흥부의 아내는 흥부에게 밥을 얻어왔는지 물어봅니다. 밥은 커녕 얼굴을 밥 주걱으로 얻어 맞고 온 흥부였지만 형수님이 고기 반찬에 흰쌀밥으로 자신을 대접해줬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또 쌀도 나누어줬으나 오면서 강도를 만나 쌀을 다 빼앗겼다고 말 합니다. 차마 형수가 자신을 밥주걱으로 때렸다는 사실을 말 할 수 없었는가 봅니다. 그러나 흥부 아내는 흥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내 알아채지요.
 
흥부는 나중에 박씨를 물어 온 제비로 인해 큰 복을 받아 잘 살게 되고, 욕심 많은 놀부와 놀부 아내는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리고 제비가 가져다 준 박씨를 심어 흥부보다 더 큰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하지만 박을 켠 순간 도깨비가 나타나 재산과 자식들은 모두 사라지고 놀부와 놀부의 아내는 거지꼴이 되고 흥부네를 찾아가게 됩니다. 마음씨 착한 흥부네는 거지꼴이 되어 돌아 온 놀부와 그의 아내의 손을 잡아주며 함께 같이 살자고 하며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이제부터 저는 상상력을 발휘해 보려고 합니다.
 
만약에 흥부와 그의 아내가 거지꼴이 되어 돌아온 놀부와 놀부 아내를 포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놀부와 놀부 아내가 내미는 '손'을 모른척 하고 '지금까지 잘못 살아 온 날의 인과응보(因果應報)'라며 매몰차게 돌아섰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랬다면 이야기는 또 다시 반복되며 반전(反轉)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흥부놀부 이야기는 그러한 반전없이 현명한(?) 흥부네 덕분에 놀부네와 함께 서로 행복하게 화합하며 살았다며 끝납니다.
 
남자들이 바깥일을 하면서 의견 대립이 있을 수 있고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또 화합하고 손을 잡기도 하고 그럽니다. 어진 아내는 남편이 밖에서 화를 내며 돌아와 “그 사람 아주 나쁜 *이야”라고 화를 내도 “일부러 그러진 않았을 거예요. 당신이 이해하세요”(물론 부드럽게 했겠지요)라고 말을 해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화를 풀어주기 위해 맛있는 음식도 만들었을 것입니다. 흥부네는 누구네(?)처럼 대놓고 내미는 손을 거부하고 돌아 서지 않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어진 아내는 남편보다 나서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고 합니다. 현모양처의 '롤모델'격인 신사임당은 항상 남편에게 올바른 길을 가도록 내조하는 좋은 아내였고, 자녀들에게는 엄격하면서도 어진 어머니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들 넷과 딸 셋을 낳아 모두 어질고 반듯한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네(?)처럼 교육을 위해 몰래 해외(?)로 보내지 않았겠죠. 그림이 좋은 큰 딸에게는 없는 살림이었지만 물감과 붓 종이를 마련해 주고 가장 똑똑했던 셋째 현룡에게는 어떤 공부보다 사람의 됨됨이가 중요하다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렇게 자란 셋째 현룡이 바로 조선의 큰 학자인 율곡선생입니다.
 
어진 아내와 현모양처에 관한 얘기인데, 마지막으로 딸을 시집 보내는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글을 올려봅니다.
 
'어진 아내는 남편을 바꾼다. 웃을 일 없을 남편이 아내를 보고 웃을 수 있어야 한다. 웃을 일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 남편과 함께 웃을 일 만드는데 드는 비용을 아끼지 말아라. 돈은 그런 곳에 쓰려고 버는 거란다. 단 자신이 번 돈으로 써야 한다. 빚을 내거나 몰래 처가에 보내는 돈이 없어야 한다. 사랑하는 딸아, 너만의 비밀을 하나 만들어라. 비밀이란 가슴 설레고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늘 긴장을 늦추지는 말라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