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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96%' 삼양그룹, 지배구조 평가 'D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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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96%' 삼양그룹, 지배구조 평가 'D등급'
  • 정진욱 기자
  • 승인 2020.06.1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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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반토막인데 배당성향 75% 유지"
김윤 삼양그룹 회장
▲ 김윤 삼양그룹 회장

 

[한국공정일보=정진욱 기자] 삼양그룹(회장 김윤)이 올해 자산 규모 5조 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으로 지정됐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96%에 달해 총수일가 사익편취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0여개의 계열사를 둔 삼양그룹의 대표적인 상장사로는 △삼양홀딩스(지주사) △삼양사 △삼양패키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내부거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양홀딩스와 삼양데이타시스템즈로 드러났다.
 
이에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삼양홀딩스가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원인으로 삼아 기업 지배구조 평가에서 2018년 대비 두 단계 하락한 D등급으로 선정하면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 2018년 이 회사 매출액은 830억5700만 원을 기록했는데 배당수익과 지분법 이익을 제외하면 4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중 무려 393억 원(약 96%)이 내부거래 규모다.
 
삼양데이타시스템즈는 삼양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즉 최대주주가 삼양홀딩스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삼양데이타시스템즈는 삼양홀딩스 전산팀이 모태다. 이 회사 역시 2018년 매출액 529억 원 중 175억 원(약 36%)을 삼양사 등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삼양그룹은 전체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율이 약 67%에 달했다. 이는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배당을 통해 최대 주주로 있는 총수 일가의 ‘잇속 챙기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양홀딩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약 39%다.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5.81%), 김윤 삼양그룹 회장(4.82%), 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3.80%) 순이다. 업계에 따르면 김윤 회장의 경우 지난해 20억 원의 급여에 배당까지 합쳐 약 30억 원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삼양홀딩스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7% 급감한 206억 원이지만 배당성향은 평년과 비슷하게 약 75%를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 김 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자아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같은 내부거래를 규제하기 위해 오는 7월 21일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예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은 사익 편취 규제 대상을 개선하여 ‘총수 일가 지분이 상장·비상장사 구분 없이 20% 이상인 경우’와 '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가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하는 회사'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총수 일가는 공정위에 칼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양그룹 담당자 Y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내부거래 비율에 대해 “내부거래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일감 몰아주기라는 표현은 좀 과격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순수익은 급감했는데 배당성향이 과도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 “순이익이 급감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은 돌려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배당성향은 75%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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