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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이런 언론사는 피하라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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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꿈꾸는 당신에게] 이런 언론사는 피하라 ②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2.05.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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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많은 언론사를 경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언론사의 기능은 저널리즘의 완성을 꿈꿀 수 있어야 하고, 사실 위주의 팩트기사를 쓰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문제 제기와 함께 해결 방안에 대해 모두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언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특히 온라인 미디어(인터넷 언론)의 경우 공론화 기능이라는 것이 있다. 이용자들을 하여금 서로 공공의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유하는 한편 여론 형성을 통해 정책 입안자들에게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런 공론화 기능은 이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거나 또는 언론이 화두를 던지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언론이 내놓는 공론화 기능은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 가운데 정말 필요한 주요 아젠다를 설정해 이를 공론의 장으로 가지고 오고 있는가? 대부분의 인터넷 언론의 경우 다른 매체에 나온 기사를 가져와 복붙(C+C, C+V)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도 있다. 언론이 공론화에는 성공했지만 팩트 체크에서 실패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아젠다가 있다. 바로 MBC PD 수첩의 ‘광우병 사태’이다. 이는 언론이 공론화한 것으로 주요 아젠다 중 하나로 성공했지만, 저널리즘에서는 실패한 케이스로 꼽힌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오역에 있다.

PD수첩은 2008년에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의 오류를 지적하고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번역을 담당했던 번역가가 ‘자신은 이 영상에서 말한 건 광우병이 아니라 표기가 거의 비슷한 다른 병이었다고 말 한 적이 있고 자신은 그걸 분명히 말했는데 PD수첩이 무시하고, 무조건 광우병으로 표기했다’고 말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의혹이 터진 지 얼마 안 되어 번역가가 지적했던 부분의 번역 오류가 사실임이 드러났다.

이어 검찰 수사 발표에서 담당 작가가 주고받은 이메일의 내용이 공개되었는데, 이명박 정부에 대해 작가가 매우 큰 반감을 갖고 있는 내용이었다라는 점이 문제로 드러났다.

검찰 측은 이를 근거로 PD수첩이 의도적으로 정부를 비난하기 위한 고의적 오역의 근거로 내세운 반면 당사자와 PD수첩 지지자들은 과연 개인의 정치적 소신이 본 사안의 중요 수사의 근거인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언론에 공개해야 할 만큼 결정적 근거인지를 지적하며 강압적인 수사라고 비난했다.

2010년 1월에 열린 서울중앙지법의 1심에서는 해당 보도 자체는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피고측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어 2010년 12월 2일, 서울중앙지법 2심에서는 1심과 같이 무죄판결을 내렸다. 다만 1심과 다르게 일부 보도 부분(다우너소, 아레사빈슨, 유전자MM형이 광우병 걸릴 확률)이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에서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민사재판) 2심(서울고법)에서는 '일부 대목에서 MBC 측이 과장하여 보도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방송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당시 사건을 기억하는 이들은 알 것이다. 당시 청계천과 광화문 일대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촛불’을 들고 ‘MB 너나 먹어. 광우병소’라는 피켓을 들었는지. 하지만 오역이 있었지만 ‘촛불’을 많은 이들은 현재도 미국산 소고기를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하다.

방송 뿐 아니라 신문의 힘도 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되는데 앞장 섰던 언론으로 JTBC를 꼽지만, TV조선, 조선일보도 한몫했다.

지금은 인터넷신문도 주요일간신문, 방송과 함께 큰 힘을 가지게 됐다. 포털에 기사 검색이 되기만 하면 기업들은 언론사 기자들을 특별대우하기도 한다. 신문을 보진 않아도 모바일로 또는 컴퓨터로 뉴스를 검색해서 보기 때문이다.

기업 홍보팀들은 매일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이름을 검색해 본다. 혹시 나쁜 기사가 올라오진 않았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말이다. 그러다 안좋은 기사라도 떠있으면 바로 전화해서 내려달라고 한다. 광고나 협찬을 해주겠다면서 말이다.

언론사도 기업이니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으로 매출을 올리는 것이 맞는지 한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일명 때리기 기사만 생산하는 기자는 기업의 생리를 잘 알고 있어 일부러 기업의 ‘아픈 기사’만 전문적으로 써대기도 한다.

이런 ‘아픈 기사’를 쓰라고 강요하는 간부들이 있다. 필자는 모 선배가 후배 기자에게 “평생 밥 벌어 먹고 살 수 있는 기자로 만들어 줄게”라고 말하며 '아픈 기사'만 전문적으로 쓰라고 강요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기자를 보는 다른 후배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저게 기자냐’였다.

김충식 편집국장
▲ 김충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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