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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랄발광 17세', 이불킥 좀 날려본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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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지랄발광 17세', 이불킥 좀 날려본 사람이라면
  • 장영준 기자
  • 승인 2017.06.1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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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오는 28일 개봉
영화 '지랄발광 17세' 포스터. (사진=소니 픽쳐스)

[한국정경신문=장영준 기자]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문득 생각만으로도 부끄러운 일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발로 이불을 걷어차며 몸서리친다. '이불킥'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봤을 일상 속 공감코드 중 하나다.

제목부터 발칙한 영화 '지랄발광 17세'는 이런 이불킥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누구나 한 번은 모든 것이 싫어지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고, 첫사랑의 아픔도 갖고 있다. 기준에 따라 다르지만 일탈을 시도해보기도 했고, 부모님 말에 청개구리처럼 행동한 적도 있다.

'지랄발광 17세'의 네이딘(헤일리 스테인펠드) 역시 우리가 경험한 그 혼란했던 시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식보다 본인 인생이 더 중요한 엄마와 공부 잘하고 잘 생기고 인기 많은 오빠는 언제나 분노의 원인 제공자다. 그런데 10년 넘은 '베프'(베스트 프렌드)까지 오빠와 눈이 맞다니, 최악도 이런 최악이 없다.

영화 '지랄발광 17세' 스틸. (사진=소니픽쳐스)

오빠에게 가족보다 소중했던 베프까지 뺏긴 네이딘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토록 짝사랑하던 남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아예 네이딘의 존재조차 모른다. 그러다 큰 사고를 치고 만다. 일명 '배달 실수'. "나랑 자자"는 황당한 메시지를 실수로 그에게 보낸 네이딘은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역사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이 선생님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면서 네이딘 역시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다. 이미 '지랄'같은 성격과 거침 없는 말투 덕에(?) 만날 친구도 없던 그는 마지막 피난처라 생각했던 선생님마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과연 네이딘은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틀어질대로 틀어진 상황들은 바로잡을 수 있을까.

'지랄발광 17세'를 그저 그런 하이틴 무비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영화는 잔잔한 웃음 코드를 곳곳에 녹여내는 한편, 깊은 공감으로 관객들을 스크린에 집중시킨다. 특히 시종일관 욕설과 짜증만을 내뱉는 네이딘에게 어느 순간 묘한 애처로움을 느끼는 신기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불킥을 한 번쯤 날려본 사람이라면 '지랄발광 17세'는 다른 무언가로 다가올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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