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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유통업의 봄날은 돌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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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유통업의 봄날은 돌아올 것인가?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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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쿠팡뉴스룸
▲ 사진출처=쿠팡뉴스룸

최근 기사를 보면 백화점의 손익이 좋아지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3분기 실적에 있어 외형과 수익성 모두 제고되었다고 명기하면서, 백화점을 필두로한 유통업의 봄날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를 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원인이 길고 긴 코로나의 터널을 마침내 빠져나오면서, 그동안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방문을 꺼리던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해소된 영향도 있고, 또 몇 년 동안 억제되었던 구매 욕구가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일시에 해소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롯데쇼핑 또한 3분기 영업이익을 1,501억원으로 잠정 집계하고, 전년 동기간 대비 418.6% 증가된 숫자를 보였는데, 롯데쇼핑에 소속된 회사 중 백화점과 마트, 슈퍼, 컬처웍스 등 주요 전통 소비사업은 매출이 증가한 반면, 하이마트와 홈쇼핑 등 코로나의 영향을 덜 받거나, 오히려 코로나의 혜택을 받은 회사의 경우 신흥 온라인 채널의 매출은 감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매년 반복되는 실적발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는 하나의 루틴을 찾을 수 있는데, 늘 백화점의 실적발표는 3/4분기가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의 임원은 연 단위로 재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11월 12월에 몰린 임원인사 시즌을 앞두고, 비용은 최대한 뒤로 계상하고, 수익은 최대한 먼저 잡는 일들이 과거에 왕왕 발생했던 것들이 기억난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에 대한 포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온라인의 가격경쟁 구도에서 벗어나라는 많은 주문 속에서도, 당장 매출 감소를 우려 가격경쟁을 피하지 못했던 대형 온라인몰에서도, 서서히 가격 보다는 서비스와 회원 관리에 보다 신경을 쓰면서, 적자폭을 감소시키는 것도 좋은 신호로 보여진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을 받았던 유통가의 소식은 쿠팡의 흑자전환에 대한 이야기이다. 

쿠팡은 최근 3/4분기 영업이익이 1037억을 기록하고 ‘계획된 적자’를 끝내고 수익성 강화 모드에 진입했다는 기사를 전했다.

▲ 사진출처=photo pixabay
▲ 사진출처=photo pixabay

막대한 적자폭을 감내해가면서 유지한 사업에서 결국 손익을 만들어 낸 것은 유통업의 근본인 상품 판매 이익이 아닌, 물류 분야에서 창출한 이익이라는 것이 필자의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 수년간 수 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 이상 물류센터와 배송캠프를 구축했다. 

전국 물류인프라 규모는 2020년말 70만 평에서 지난해 말 112만 평으로 늘었다고 최근 보도된 (NEWSIS) 기사도 있다. 

쿠팡 자체적으로 밝힌 흑자전환의 이유도 상품 판매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 자동화 기술과 물류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프로세스 혁신으로 꼽고 있듯이, 유통업의 경쟁력은 이제 ‘Hot-Item’을 확보해 락인(Lock-In)할 수 있는 공급망확보, 배송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 그리고 라스트마일로 일컬어지는 최종 배송단계의 효율성이라고 봐야 한다. 

▲ 사진출처=쿠팡뉴스룸
▲ 사진출처=쿠팡뉴스룸

대량 할인판매로 인한 ‘Hot-Item’ 절대 물량의 지속적 확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절대 물량 확보에 따른 대량 할인 가능으로 전환되다가, 이 체계가 절대 물량확보로 인한 경쟁력증가로 변경되는 변곡점에서, 박리대매 형태로 할인율을 낮추며 이익증가로 전환되는 것이다.

여기에 락인된 브랜드의 상품은 물류비용이 아닌 전체 거래 마진에 녹여 쿠팡의 물류 원가를 상쇄시키고, 나아가, 일반 전문택배사를 통해 진행되던 온라인 배송영역 전체가 쿠팡의 노란번호판 없이 화물영업을 가능케 하는 내부 상품 이동망의 형태로 전이 진화하여, 결국 전체적 구조하에서 건실한 수익을 만들어 내는 형태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예상은 필자가 지난 8월 패션포스트 FSP에 연재한 ‘유통과 물류가 만들어가는 소비시장’ 쿠팡물류 부분에서와 2021년 2월 ‘온라인유통, 합종연횡 속도 감지’, 2021년 12월 ‘2022년 온라인화 더욱 가속화 될 것’ 이라는 글에서도 쿠팡의 전략을 언급 한 바 있다. 

결국 유통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물건 싼 값에 사와서 비싸게 파는 것으로 승부를 보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함을 수 차례 지적한 것처럼, 유통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의 그리고 연계 비즈니스와의 관계에서 경쟁력이 창출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2023년 유통시장은 성장할 것이고, 점점 더 그 경쟁력은 기존의 대형 유통업계가 아닌 참신한 시각으로 시장을 묶고, 분리하고, 이렇게 저렇게 변화시키는 새로운 도전자에 의해 강화되어 질 것은 자명하다. 이제 기존 유통 대형들의 변신이 기대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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