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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거짓말이 현실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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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욱의 유통칼럼] 거짓말이 현실인 시대
  • 정형욱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5.3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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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Unsplash
▲ 사진출처=Unsplash

우리나라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 노처녀가 시집가기 싫다는 말, 노인이 죽고 싶다는 말, 그리고 장사꾼이 남는 게 없다는 말. 언제부턴가 이 3가지 거짓말이 진정성이 담긴 진실의 말로 변하고 있다.

이 시대 청년들은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을 못 하고, 끝없이 치솟는 부동산가격으로 독립해 나가 거주할 집을 마련할 수도 없다. 이러다 보니 결혼하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내는 현실이 되고 있다. 정말 노처녀도 시집가기 싫은 사회가 된 것이다. 

한편 의학 기술의 놀라운 성장발전과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보험복지 덕분에 개인이 감당해야 할 의료비용 부담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낮으며, 의료서비스의 질적 성장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이미 80세를 넘어섰다.

개인주의, 핵가족, 1인 가정 문화의 확산으로 노인들은 자녀와 교류가 부족한 쓸쓸한 노후를 보내면서, 잔병으로 온몸이 아파도 긴 평균수명을 채우기 위해 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노인이 죽고 싶다는 말도 이제 어느 정도 진정성 있는 말로 들리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기에, 노인이 죽고 싶다는 거짓말도 조금씩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장사꾼이 남는 게 없다’라는 말 역시 점차 대한민국에서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으니, 3대 거짓말 모두가 3대 진실로 변하는 갈림길에 서 있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다.

 

◆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우리나라 유통업의 대표기업인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2022년 1/4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세계 면세점은 21억 원의 적자를,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140억 원 적자를, 롯데면세점은 75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대한민국 면세점을 주름잡아 온 중국인들의 면세품 소비 형태가 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해오는 일반 사치 소비재 수입증가에 대한 국부유출을 방지하고자, 자국 하이난지구에 해외여행을 가지 않아도 연간 일정 구매액만큼 면세 혜택을 부여한, 대규모 내국 면세구역 설립을 추진했다.

이에 가장 가까운 한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중국 내에서 얼마든지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우리 면세점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 코스메틱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 하락, 우리 제품을 통관 지연시키는 중국통관 시스템 등으로 경영의 심각성은 날로 높아져 갔다. 

더욱이 수년간 수익도 없이 외형 위주로 지나치게 규모를 키운 탓에 퇴로는 이미 막혀 있는 상황이며, ‘할 줄 아는 게 도둑질 뿐이라 도둑질 외에는 아무것도 못 하듯’, ‘망망대해에서 너무 목이 말라 바닷물이라도 마시듯’, 따이공에게 헐값으로 물건을 넘겨 매출을 유지하는 행태를 도무지 버리지 못하는 것도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 하겠다.

▲ 사진출처=insosa 블로그
▲ 사진출처=insosa 블로그

◆ 온라인도 마찬가지

온라인 비즈니스 상황도 별만 다르지 않다.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부는 2022년 1/4분기에 450억 원의 적자, 신세계 쓱닷컴은 257억 원의 적자로 전년 동 기간보다 적자 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소비하던 고객은 거리두기 정책의 완화에 따라 오프라인 나들이를 시작하였고, 이에 대비하지 못하고 덩치와 규모만 키운 대형 온라인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손익분기점 도달 전, 매출 규모가 감소하고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출혈경쟁의 끝 역시 가늠되지 않는다. 울며 겨자 먹기로 온라인 사업을 유지하고 있으나, 계륵화된 사업구조는 개선의 여지가 도통 보이질 않는다. 

 

◆ 면세점은 면세점다워야

필자는 사실이 되어 가는 ‘세 가지의 거짓말’을 바라보며, 노처녀를 시집 보내지는 못하겠고 노후 생활도 개선하지 못하겠지만, 장사꾼이 남는 거 없이 영업하는 행태는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여 짧게 소견을 적어본다.

먼저 면세업은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코로나가 끝나고 내국인이 해외여행을 다시 활발히 다닌다해도, 면세점의 매출 성장은 크게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다시 늘어난다 해도 국내 화장품의 폭발적 인기는 예전과 같지 않으며, 이미 어쭙잖은 소비자의 알권리를 높인다는 명목하에, 국내 화장품의 하청 제조공장까지 다 화장품 용기에 표기하게 한 정부 정책의 수준 높은 서비스로 해외 경쟁업체에서는 한국 브랜드의 생산 제조공장에 직접 접촉하여, 해외브랜드를 부착한 해외 코스메틱 제품 주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화장품의 경쟁력은 날이 갈수록 감소하여, 화장품에서도 더는 희망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내국인이 해외를 다녀오면서 구매하는 것은, 이제 그나마 관세 부담이 높은 몇 안 남은 고가의 명품에 국한될 것이고, 동네 슈퍼마켓처럼 김이나 김치까지 내어놓은 면세점의 성장은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면세점의 특성에 적합한 MD를 중심으로 한 영업이익 위주의 적정규모 사업 유지로 면세점의 운영전략 전환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면세의 효과가 큰 사치성 제품에 대해서만 상품을 구성해야 한다. 일반 이커머스 기업의 온라인 할인 폭보다 면세율이 낮은 제품은 면세제품의 구매빈도 및 편의성을 고려했을 때 면세점에 적합한 상품이 될 수 없다. 

 

▲ 이마트몰

◆ 이커머스, 몸집 줄여야

두 번째로 이커머스 부분의 ‘앓는 이’는 얼른 빼내는 것이 좋다. 국내 온라인 비즈니스를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치부하기에는 알이 진짜 황금이 아니라 황금색을 덧입힌 것에 불과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받아 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사업을 철수한다해도 기투자된 건물이나 토지와 같은 부동산의 평가가격 상승으로 본업에서 손해난 것을 투자자산에서 회수할 가능성이라도 있지만(실제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칠성사이다의 예를 들면, 수십 년간 칠성사이다를 팔아서 번 돈보다, 칠성사이다 공장이 위치한 부동산의 가격이 올라 벌어들인 수익이 더 크다는 이야기가 시장에 돌기도 했다), 온라인 비즈니스는 투자해도 전혀 자산화되지 않는 IT 시스템에, 물류 자동화 설비, 배송 차량 등이 대부분이니, 본업이 아닌 부업에서 투자를 회수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수익이 발생하는 범위 내에서 이커머스는 오프라인을 지원하는 서비스 차원으로 그 역할을 축소 운영하는 것도 신중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싸게 팔아서 많이 파는 것’은 경쟁력 있는 차별화된 능력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노동일 뿐이다.

단순 노동에 불과한 업무를 전략적 업무인 양 수행하는 인력에 과다한 인건비를 지출해가면서 죽어가는 사업을 놓지 못하는 기업들의 모습에 그저 속만 타들어 간다.

물론 국내 대기업 온라인 비즈니스는 치열한 경쟁 속 레드오션의 최고봉인 만큼 현시점에서 축소 경영하는 것은 경쟁사에 시장을 통째로 갖다 바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두려워한 나머지, 밑 빠진 독에 계속해서 자금을 쏟아부어 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이 과연 현명했을까? 

지난 30년 가까이 고수해 온 적자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 검토가 불가피한 시점이 왔다. 3대 거짓말이 사실이 되어가는 안타까운 요즘, 세 가지 모두 해결책이 어서 빨리 나와 거짓말이 거짓말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 정형욱 前) 하나투어 SM면세점 온라인기획부서장 前) 갤러리아면세점 인터넷점장 前) 갤러리아백화점 전략실 e-커머스팀장 前) 신세계몰 EC사업부 EC기획총괄 前) 롯데백화점 유통정보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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