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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와 촬영감독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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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와 촬영감독 ④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1.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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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대 촬영감독과 함께 일본 출장을 가서
▲ 박치대 촬영감독과 함께 일본 출장을 가서

장달웅 감독은 <전통문화를 찾아서> 동행 이후로 서로 격의 없는 사이가 되었다. 나름의 영상 미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뢰감을 주었다. 그는 기나긴 출장길에 여러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고는 했다. 원래의 스타일이 그저 편안히 조근조근 말하는 그이다. 퇴임 후 맛집 경영을 꿈꾸는 그이기도 하다. 워낙에 많이 다니며 본 것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는 촬영팀장으로 발령받자 현장에 있고 싶다며 뉴스팀 발령을 원했다. 결국 기자들과 함께 현장에 나섰다. 마지막 통화 때까지도 뉴스팀에 있었는데 그는 아마도 퇴임 때까지 현장에서 일할 것이다. 그것은 그의 바람뿐이 아니라 모든 촬영감독의 소원일 수도 있다.

그와 특집 다큐 <G20>을 촬영하러 브릭스(BRIC'S) 4개국 촬영에 나섰다. 여러 나라를 거쳐 브라질까지 가는 장거리 코스이다. 영상 하나 만큼은 자기 이름 걸고 확실하게 책임지기에 믿음을 주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미국 촬영은 나 혼자 가게 생겼다. 촬영 장비며 개인 짐이며 나는 미국 가서 촬영할 일이 까마득했다. 그러나 그가 없다고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세상일은 극복하면 된다.

박치대 감독은 나의 대학교 후배이기도 한데 나의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해주었다. 그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 시리즈를 함께 찍었다. 그는 어떤 일이 발생하면 해결사를 자처한다. 몸 안 사리고 나서서 해결하는 식이다. 일정이 부족하여 촬영을 나누어야 하자 나 없이 중국의 해남도 촬영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와 촬영한 작품 중에서 기억나는 프로그램은 <안중근 순국백년, 안 의사의 유해를 찾아라!>이다. 그는 거침없는 사나이다. 순발력 있게 영상을 촬영하였고 프로그램은 사실성에 진실성을 더해갔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PD연합회가 주는 이달의 프로그램 촬영상을 받기도 했다.

나와 드라마를 촬영한 박은상 감독은 천하의 호인이다. <우리들의 선택> 시리즈를 촬영하며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주문이라도 감독의 심정을 헤아려 주었다. 그러니 항상 같이 하고 싶은 감독이다. 그렇다고 내가 그를 혹사시키는 건 아니다 멀티 카메라로 삼빡하게 일을 끝내고 싶은 나인데 현장에서 무슨 까다로운 주문이 많을까. 그런데 꼭 필요한 건 하고 그것을 믿음으로 따라주기에 믿음직한 후배이다.

고승우 감독도 드라마 촬영 때면 지원을 나와 주었다. 촬영팀장으로 자리를 지켜야 하지만 나와의 인연을 생각하며 현장엘 나왔다. 보직자로 있으면서 나의 해외촬영을 도와주었는데 모두 감사할 따름이다.

박혜순 감독은 드라마나 종합구성 프로그램이며 함께 하며 나를 도와준 마음씨 고운 후배이다. 세상 누구와도 탈 없이 잘 지낼 수 있는 고운 심성의 그이다. 세상은 모두 제 하기 나름인데 좋은 사람이건 나쁜 사람이건 자신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후배인 모 감독과는 어린이 드라마를 촬영하며 사이가 멀어졌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겠지만 드라마 촬영을 강행군하며 지친 나머지 그리 된 것이다. 돛단배를 찾아 여주 신륵사 앞 강을 선정하고 촬영을 나갔다. 후에 후배 연기자 말이 “그럴 줄 알았어.”하며 우리들의 갈등을 예상했다고 한다. 우리는 결국 돛단배의 장면 촬영을 두고 큰 소리가 오갔다. 나는 돛단배를 담고자 했고 그것이 중요했기에 이곳까지 온 것이다. 감독의 콜을 따르지 않은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그를 더 따뜻하게 보듬어 주지 못한 나의 책임도 있다. 그 후로는 나의 스케줄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빠져버렸다.

나와 함께 정년퇴임을 했던 임만순 감독은 스튜디오 촬영감독이다. 스튜디오 메이킹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프로그램에 그가 적잖이 참여했었다. 나중에 야외촬영 팀에 합류하여 나와 출장을 함께 가며 나이가 같은 이유로 이런저런 속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난다.

뉴스 프로그램 촬영에 항상 동반했던 정민수 감독도 빼면 서운해 할 듯하다. 유독 뉴스에 집착했던 그인데 나에게 친근하였다. 퇴임 후에도 여러 행사장에서 만나니 우리의 관심사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지금도 과연 그답다는 생각이 든다.

임기재 감독은 스튜디오에서 일하다가 야외 촬영이 하고 싶어서 나와 <건강 클리닉>의 드라마 타이즈 부분 촬영에 나섰다. 나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는 그의 모습이 지금도 깊게 각인되어 있다. <건강 클리닉>의 재연 부분이 그에 의해 빛났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창열 감독도 스튜디오를 벗어나 자연다큐의 장인으로 재탄생한 감독이다. 그와 <효도우미 0700> 출장을 함께 가서 “함께 일해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들었다. 그런 그를 어찌 좋아 안할 수 있을까? 방송사는 좋아한다고 계속 함께 할 수는 없다. 스케줄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가끔씩 스케줄을 맞아 만나게 되며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물론 내 생각일 수도 있다.

매일 같이 나가는 촬영에 무어 그렇게 반가울까 싶기는 하다. 그래도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며 고동의 작품을 찍었다는 동지의식이 함께 있다. 그 외에 무수히 많은 분들이 함께 일했는데 언급하지 못한 분들은 기회가 되면 다시 소개할 생각이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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