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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美 상업용 부동산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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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이슈] 美 상업용 부동산 긴장
  • 김정훈 기자
  • 승인 2023.03.23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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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 세계경제 이미지. 자료사진

[한국공정일보=김정훈 기자] 

◆ 연준 vs 시장

연준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은행 위기가 악화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4.75%-5%로 25bp 인상했다. 만장일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9번 연속 올라 이제 2007년 9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FOMC는 성명서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탄력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최근의 전개상황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을 보다 타이트하게 만들고 경제 활동 및 고용, 인플레이션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연준위원들은 업데이트된 점도표에서 올해말 금리를 작년 12월에 예상한 것과 거의 같은 약 5.1%로 내다봤다. 2024년 전망치 중앙값은 4.1%에서 4.3%로 높였다. 양적긴축 역시 현 속도를 유지할 방침임을 밝혔다.

파월 연준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금융 불안에 긴축 중단을 검토하긴 했지만, 통화정책상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기 때문에 이번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한 컨센서스”로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물가 안정 회복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그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말과 행동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내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더 나아가 예상보다 높게 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FOMC 회의 때마다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성명서에서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해 ‘지속적(ongoing)’ 대신 ‘추가적 (additional)’이란 문구가 들어가고 최종 금리 전망이 5.1%로 유지된 점을 지적하며, 금융 불안 파장에 연준위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제약적 금리 수준에 더 다가섰다는 판단을 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Subadra Rajappa는 연준 성명서가 자신의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고, 모간스탠리의 Matthew Hornbach는 시장이 당분간 금리 인하 기대를 접지 않을 것이라며 지표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경우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예금자를 보호할 수단이 있으며 이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 실패와 관련해 금융 감독과 규제 강화에 찬성하겠다며 연준의 SVB 감독에 대한 외부 조사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 팩웨스트 유동성 보강

미국 지역은행의 뱅크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팩웨스트 뱅코프가 올해 들어 고객 예금의 20%가 빠져나가자 유동성 보강에 나섰다. 지난 이틀간 연일 10% 넘게 반등했던 팩웨스트 주가는 수요일 17% 급락했다.

팩웨스트는 Atlas SP Partners로부터 파이낸싱 기구를 통해 14억 달러를 확보했으며, 시장 변동성과 연준 유동성 지원 속에 별도의 자본 조달 계획은 철회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의 변동성과 지역은행들의 주가 약세, 자본 강화를 위한 다른 선택지의 가용성 등을 고려할 때 본사는 현시점에서 (자본 조달을 위한)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신중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팩웨스트는 이미 3월 20일 기준 연방주택대출은행(FHLB)에서 37억 달러, 연준의 할인창구에서 105억 달러, 연준의 긴급 대출 조치인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에서 21억 달러를 차입했다. 팩웨스트는 이같은 유동성 강화 덕분에 별도의 자본 조달 계획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예금 수준이 “안정화되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0일 기준 현금자산은 114억 달러가 넘어 미보장 예금 약 95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달 들어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형 은행 3곳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다른 지역은행들도 휘청이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이들이 보유한 채권 투자의 가치가 하락하고, 패닉에 빠진 고객들이 예금을 빼내감에 따라 손해를 보고 자산을 처분해야만 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일 중소형 은행들이 위협받을 경우 최근 취했던 과감한 조치를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 애썼다.

◆ 美 상업용 부동산 긴장

미국의 일부 지역은행 실패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주요 파이낸싱 통로를 위협함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약 4000억 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관련 부채에 비상이 걸렸다.

MSCI Real Ass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거의 5000억 달러의 대출이 만기 도래한다. 상업용 부동산업체들은 작년 파이낸싱의 약 27%를 지방은행과 지역은행으로부터 조달했으며, 이는 신규 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재융자를 해야 하는 부동산업체들은 부동산 가치 하락과 대출 비용 상승에 직면해 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이 이번달 몰락하자 지역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리파이낸싱 협상이 훨씬 어려질 수 있다.

MSCI Real Assets의 이코노미스트 Jim Costello는 “지난주 혼란은 2022년 상업용 모기지를 가장 많이 지원했던 은행들의 명치를 가격했다”며,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마치 넘어진 사람을 발로 차는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의 경우 대출 비용이 오르고 규제당국이 오피스빌딩과 같은 부동산에 대해 경고를 보내면서 작년 하반기에 부동산 대출 관련 리스크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무실 건물주들이 금리 상승과 재택근무 활성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거의 400억 달러 정도의 상업용 부동산이 부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MSCI는 진단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중 거의 4분의 1이 오피스빌딩에 연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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