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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영화 벗 박병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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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영화 벗 박병두 작가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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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수원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박병두 회장
▲ 2019년 2월 수원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박병두 회장

그와 처음 만난 지가 언제인지도 까마득하다. EBS PD 할 때였던 것은 확실하다. 그와 나의 공통관심사는 영화이며 그중에서도 시나리오 분야가 접점이었을 것이다. 그는 특이하게도 경찰 출신이다. 경찰로서 문인활동을 한 이가 그만은 아닐 터이지만 그는 타고난 글쟁이다. 그런가 하면 수원문인협회장을 맡아 봉사하였다.

그는 경찰관 최초의 시나리오 작가로 수필, 시 등의 창작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는 여러 선행으로 주변에서 칭송이 자자한 파출소장이기도 했다. 그는 파출소장을 끝으로 퇴임을 하였다. 그는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2013년에 수원영화사랑모임을 확대해 수원영화인협회를 만들며 영화인으로서의 활동이 본격화되었다.

그는 경력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가 아주 특별하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한체대를 졸업 하고 군 전역 후 공채로 경찰이 되었다. 그리고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한신대에 입학해 문학사, 아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석사, 원광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TV드라마 대본을 쓰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으며, 1992년부터 여러 문학지에 시와 소설, 수필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발간된 책도 소설 『인동초 김대중』(2015)을 비롯하여 십여 권이 넘는다.

그는 공직생활을 하며 사재를 털어 이미 수원영사모를 조직해 영화문화운동을 하였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고 그야말로 영화에 대한 열정 하나로 남들이 엄두도 못 낼 일을 한 것이다. 어찌 보면 직업과 동떨어진 일이기에 그가 더욱 소문날만하다. 물론 그가 시나리오 작가로서 이미 등단을 했고 곽재용 감독이 이를 영화화하려고 동분서주 하고 있기에 그가 영화문화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렇게 시작한 일이니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누구의 도움 없이 회원 90여 명의 대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점은 당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할 일이다. 처음에 자문위원으로 위촉받은 나는 부회장을 거쳐 지금은 고문으로 있다. 그의 헌신적인 활동은 누구에게나 감동이었고 약간은 너무 과하였다. 버스를 대절해 장성의 임권택 시네마테크, 강릉의 영화박물관 등 여러 곳으로 답사여행을 다녀왔다.

2019년 4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있은 제 100회 세미나
▲ 2019년 4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있은 제 100회 세미나

그는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데 2019년 4월 29일 제100회 세미나를 맞아 내게 공로패를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생각하는 것이나 모임을 이끄는 리더쉽은 탁월하다. 그의 그런 노력이 있어 수원영협은 나날이 발전을 거듭했다. 나 역시도 협회의 고문으로 자연 열과 성을 다했다. 흔한 말로 궁합이 잘 맞는 편이었는데 그가 어느 날 고향 해남에 문학관을 지어 낙향하였다. 아쉬움은 너무 컸으나 그 또한 그의 뜻이기에 책과 자료 한보따리를 선물하였다.

다음은 박병두 산문집 『힐링 포토 에세이 길 위에서 마주치다』 표사 추천의 글이다. 그를 잘 알 수 있는 글이기에 소개한다. “다큐멘터리는 사회의 거울이다. 글 또한 사회의 거울이며 우리들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풍요롭게 해준다. 박병두의 글을 통해 우리는 따스한 인간의 내면을 보게 된다. 그의 생각과 정감은 남다르다. 그리고 그가 현직 경찰관이라면 더욱 놀라운 일이다. 그가 갖고 있는 감성도 놀라울 뿐더러 그것을 풀어내는 솜씨 또한 남다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의 글을 읽어보면 그의 본업을 가늠할 수 없다. 그것은 선입관일 수도 있고 편견일 수도 있지만 그가 경찰관으로 있는 한 우리 경찰의 모습은 달라질 것이며 우리 사회는 보다 따뜻해질 것이다. 살면서 견디기 힘든 일을 겪게 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다.

박병두 같은 마음이면 세상은 좀 더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사실들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준 박병두의 글을 읽으며 세상에 대한 아름다운 마음에 나도 동화되어 본다.

▲ 장성의 임권택 시네마테크 답사기행에서
▲ 장성의 임권택 시네마테크 답사기행에서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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