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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저서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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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저서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7.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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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큐멘터리 PD다』 초간본(2010)
▲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초간본(2010)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이 책을 쓰기까지 수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마주 했다. “진작에 컴퓨터가 발명되었더라면...” 이런 생각도 했었다. 원고지와 씨름했다면 6천 건(책이 나오기까지 올린 온라인 카페의 글 수)이라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인가? 글쓰기를 전문으로 하는 저술가나 작가들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어마어마한 연구와 상상력으로 매일 컴퓨터와 마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내가 그 발끝을 따라가고 있다.

처음 네이버 카페에 나의 자전적 기록으로 시작했는데 내 고향 왕십리 이야기는 벌써 기록의 가치를 갖고 있다. 나로서는 이런 글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싶지만 향토 사가들이 보면 가치가 있을 수도 있는 글들이다. 세월은 빠르지만 기록은 영원하다. 그리고 누군가 재미있게 읽어주고 덧글도 달아주니 계속 글을 쓰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동안 촬영을 하며 혹은 취재를 하며 많은 글감을 발견했고 그것이 나의 카페를 풍성하게 해주었다. 이 카페는 나로서는 기억의 창고이다. 시간이 지나며 잊혀지는 것들을 메모해두는 지식의 창고이다. 이런 창고가 있기에 몇 권의 책들이 출판될 수도 있었다. 『나는 다큐멘터리 PD다』도 그 결과물이다. 글이란 써보면 점점 잘 써진다.

필요에 의해 책은 쓰여진다. 2001년 청주대에서 '다큐멘터리' 과목을 가르치며 우리 교재가 없음을 알고 후배 이상모 교수가 번역한 다큐멘터리 책을 교재로 하였었다. 그러나 이 교재는 우리 실정과는 맞지않는 부분이 많았고 결국 오늘 이 책을 쓰게 했다. 다큐멘터리는 계속 진화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진화해갈 것이다. 그 끝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다큐멘터리가 담아내는 시대정신과 진실성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1975년도 중앙대 영화워크샵 시간에 <폭류>라는 어줍잖은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필름 다큐멘터리인 <살풀이춤>을 1986년에 만들며 지난 사반세기 동안 운 좋게 다큐멘터리를 계속 만들어 왔다. 지금도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지만 항상 어렵기는 매일반이다. 즉 다큐 제작은 경험이 어려움을 상쇄시켜주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도 선배가 계셔서 그럴 때는 “이게 지름길이야!” 하며 먼 길 돌아가지 않게 시행착오를 줄여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학생들을 위해 썼지만 사실은 내 스스로에게 보여주기 위해 썼는지도 모른다. 항시 부닥치면 막막해오는 촬영 현장에서 “그 땐 어떻게 했지?”라며 고민할 때 문뜩 이 책 한 권이 내게 힘이 되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수정하고 보완하여야 할 것이 너무도 많음을 안다. 다시 만들어질 때에는 그 모든 것을 보완하리라 생각하지만 그건 어쩌면 후학들의 몫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3권의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이다. 다른 어느 책보다 먼저 바쁘게 선보인 건 수강 중인 학생들과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들 때문이다.

두 번째 권인 『나는 드라마 PD다』, 세 번째 권인 『나는 PD다』도 방송 프로듀서를 희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이 시리즈가 쉼 없이 달려온 내 인생의 방점일 수는 없다. 앞으로 나올 또 다른 시리즈는 있을 수밖에 없다. 욕심이겠지만 나는 영원한 현역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개정판(2017)
▲ 『나는 다큐멘터리 PD다』 개정판(2017)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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