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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사주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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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나의 사주팔자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8.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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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연 타고난 사주팔자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
▲ 우리는 과연 타고난 사주팔자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

사람은 태어나면서도부터 운명이 정해져 있다? 나는 그것을 믿지 않는다. 인생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개척하며 본인이 풀어내기 나름이라고 믿는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난 쌍둥이의 인생 풀림이 다른 것처럼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본인의 노력, 교우관계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풀려나갈 수 있다.

과거에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어머니는 용한 점집이라고 불리던 역술가를 즐겨 찾았다. 나도 몇 번을 따라가 보았는데 그들이 보여주는 신기는 대단하다못해 사람을 놀래킨다. 지난 과거를 맞혀내고 우리 집의 약도를 그려내고 성씨까지도 맞춰낸다. 귀신이란 존재를 실감케 하지만 그의 풀이대로 인생이 풀렸는지는 기억에 없다. 내가 잊어버리고 산 것일 수도 있다.

사주팔자가 인생에 기본적인 길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얼마든지 본인의 노력에 따라 바뀌어 질 수 있기에 사주팔자에 연연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올바른 인생살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은 체형과 유전자를 타고났어도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인 수명이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범죄자와 같은 사주팔자라 해도 범죄자가 되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처럼 운명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궁합도 사주팔자 풀이에 따라 제각각임을 흔히 본다. 풀이 자체도 믿을 수 없지만 맞는다 하더라도 본인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EBS의 <전통문화를 찾아서> 프로그램에서 <역술>, <점술>, <궁합>, <역학> 등을 촬영하며 느낀 내 생각이다.

가령 나와 같은 사주를 타고 났다고 그 모두가 영화감독이나 PD를 하고 교수생활을 하며 60여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1,000편이 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40여 권의 저서를 집필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글재주나 창작력을 타고 날 수는 있지만 그것으로 인생살이가 풀려나가기 위해서는 정해진 길을 가야하는데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인생에서 끈이란 것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끈은 개인의 생각에 따라 유용할 수도 있고, 활용이 안 되고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다. 자신의 선택이 결정적이고 명쾌한 선택이 자신의 끈을 유도해줄 것이다. 극장 순례를 하고 책을 읽기를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취미생활로 끝날지 직업으로 이어질지는 차이가 크다.

학교를 다니고 말고도 본인의 선택이다.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좋은 학교를 다니는 것이고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모두가 석, 박사를 받는 것은 아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여건이 안 되므로 포기하고 살 수 있다. 책 읽기를 좋아한다고 모두가 책을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입양 가서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다면 인생이 달라지는 건 당연하다. 국내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와 결혼하느냐에 따라 인생은 달라진다. 그것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이 어떻게 표출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걷게 되어 있다.

분명한 건 성격, 취향, 여건에 따라 인생살이가 달라진다. 쌍둥이가 외양과 버릇은 같더라도 인생살이도 같을 수는 없다. 남편의 성격도 직업도 다르고 자녀의 수도 다르다. 단지 부모만 같을 뿐이다. 그런 상황에서 사주팔자 풀이란 옛 어른들의 인생 도움말이며 어떻게 살라는 현명한 길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다.

평생을 남의 사주풀이를 하며 인생 상담을 해주는 역술가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백운비 역학자의 사주풀이론은 생년일시 중에서 시를 몰라도 사주를 볼 수 있다는 것인데 의뢰인의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고인이 된 신일룡 배우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면 무슨 시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곧 사주풀이다. 사주팔자는 통계학이다. 많은 이들이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그대로를 풀릴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같은 사주팔자라고 하더라도 얼마든 달라질 수 있는 우리네 인생이다. 좋은 사주팔자라고 해서 그의 노력 없이 그대로 풀려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대통령의 사주팔자라고 하더라도 정계와 상관없고 공직에서 활동하지 않는 이라면 대통령 되기는 불가능하다.

이렇듯 같은 유전인자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선택이나 능력은 개인의 몫이다. 그것은 환경과 노력에 의해 거대한 물레방아가 돌아가며 자연스럽게 풀려져 나가는 것이다. 타고난 사주(운명)를 얼마만큼 살려내는가와 인생살이란 본인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 나의 사주풀이론이다.

참고로 나의 사주풀이를 보면 글 문(文)이 들어가 있는 것을 누구나 말하는 것으로 보아 글 쓰기 재주는 타고 난 모양이다. 그 외 “두 가지의 직업을 가질 것이다.” 라든가 “미인을 부인으로 둔다.”는 등 듣기 좋은 말들이 기억나는데,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듣는 말은 특별히 기억에 없다.

백운비 역학자도 최근 내게 “지속적인 성장을 믿어 의심치 않네.”라며 덕담을 해주었는데 희망의 메시지로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이 크다고 생각한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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