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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안덕환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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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안덕환 촬영감독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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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제작을 하면서까지 금관상영화제에서 기어코 수상한 다큐 '살풀이춤'
▲ 재제작을 하면서까지 금관상영화제에서 기어코 수상한 다큐 '살풀이춤'

안덕환 촬영감독은 대학 동문으로 1년 후배이다. 나와 <한국환상곡>, <한국의 춤 살풀이>를 촬영했다. 그는 졸업 후 전조명 촬영팀에서 일했고 국군홍보관리소에서 촬영기사를 하였다. 내가 1983년 국방부 시나리오 공모에 <아! 다부동>이 입상하여 작가로서 일하며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듬직한 인상에 차분한 인상으로 믿음직한 후배였다. 그러니까 계속 만났고 촬영도 여러 편을 함께 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끼사랑산악회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졸업 후 영화 만들기의 가장 큰 난관은 카메라 대여와 제작비였다. 재학 중에야 학교의 카메라로 별 어려움 없이 촬영을 하였지만 졸업생 신분으로 카메라를 빌려 쓸 수는 없었다.

졸업 후 만든 단편영화서클 '서울AMG'도 카메라 문제로 기획만 했었다. 이 그룹은 내가 대학시절 만들었던 '무술영화연구회(무영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처음 중앙대에서 발족하여 강의실에서 창립모임을 가졌던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AMG의 A는 여러 의미가 있었는데 Action의 A이기도 하고 Ace의 A이기도 하다.

이 그룹의 멤버는 재학시절엔 동기생인 추리소설 작가 정태원, 훗날 경기대 교수가 된 나상만, 정치인 남돈우, 조감독 민병관 등이었고 졸업 후에는 촬영감독 안덕환, 훗날 영화감독이 된 곽재용 등이 참여했다.

당시에는 영화제라고 하면 한국영화인협회가 주관하는 한국단편영화제와 영화진흥공사의 한국청소년영화제 두 개뿐이었다. 한국청소년영화제의 출품자 나이 제한은 30세 미만이었다. 이상한 청소년 기준인데 그만큼 영화제작이 쉽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서울AMG'는 이러한 어려운 시대에 영화를 하고자 모인 젊은 창작집단이다. 우리 영화서클은 조선일보, 주간중앙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의 춤 살풀이>는 20분으로 기획된 다큐멘터리였다.

내 나이 만 31세인 1986년에 영화진흥공사의 문화영화 소재공모에 입상된 이 영화를 내가 직접 제작‧감독하였다. 안덕환 촬영기사와 이경화 출연자와 설악산 대청봉에 올라 촬영하였다. 최고의 장면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하여 대청봉에 오른 것이다. 나는 설악산을 잘 알고 있기에 대청봉을 올랐지만 등산을 해보지 않은 출연자 부부에게는 그야말로 악산 중에 악산이었다.

그래도 악전고투 끝에 중청산장에 올라 멀리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살풀이춤을 촬영하였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모두 놀라 쳐다보았다. 이 영화를 금관상영화제에 출품하였지만 수상하지는 못했고 공륜에 신고되어 실질적인 나의 데뷔작이 되었다. 나는 심기일전하여 재제작을 하여 이듬해 조명상을 수상했다.

1989년에는 정태원이 설립한 프로덕션에서 <늘 푸른 계몽사>라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였다. 전국을 일주하며 촬영을 하였다. 그와 KBS 생방송 <오늘>에 출연하여 신완수, 왕영은 MC와 한국단편영화에 대해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난다.

안 기사는 이후 현대그룹에 입사하여 방송팀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정주영 대선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각종 홍보활동을 하였다. 이때가 그의 전성시대이다. 월급도 많았고 두둑한 보너스를 받으며 아파트까지 사고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현대방송으로 자리를 옮겨 방송일에 전념했다. 그런데 그를 영화계가 놔두질 않았다. 김지미 배우가 제작‧주연한 <명자 아끼코 쏘냐>의 메이킹 필름 제작을 맡아 러시아로 촬영을 갔다. 당시 러시아는 연방 해체 후 경제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영화는 대작이었지만 흥행이 되질 못했다.

그는 카메라를 사서 독자적인 프로덕션 활동을 하였고 두 딸을 시집보낸 지금은 식품 유통사업을 하고 편안히 잘 살고 있다.

2022년 12월, 서울 안산 산행 때
▲ 2022년 12월, 서울 안산 산행 때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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