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8 20:00 (일)
[안태근의 다큐세상] 이현 가수 겸 배우
상태바
[안태근의 다큐세상] 이현 가수 겸 배우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의 대표곡 '잊지마' 앨범
▲ 그의 대표곡 '잊지마' 앨범

이현 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다른 가수를 떠올리지만 1970년대에도 이현(본명:이헌)이란 가수가 있었다. <잊지마>, <잘 있어요>, <내 사랑 지금 어디>로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이다. 한국 군인 군번 1번인 이형근 장군이 그의 아버지이다. 3공 시절 이형근 장군은 전역 후 필리핀 대사로 부임하였다.

이현도 아버지를 따라 필리핀에 가서 학교를 다녔다. 귀국 후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11기생으로 입학한다. 처음에는 영화전공자로 입학을 하였지만 집안의 반대는 엄청났다. 군인 집안에서 연예인이란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그의 중앙대 동기생이 연극배우 김진태, 한복남 가수의 아들인 가수 한정출이다.

그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많은 한국영화에 출연하였다. 김영걸 감독의 <아름다운 청춘>(1971)이후 <청춘교사>(1972)는 김기덕 감독(1934년생)작으로 신일룡, 이현 가수가 출연한 영화다. 새로 부임한 여교사가 문제학생들을 선도하고 갈등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동적인 영화이다.

1972년 출연작 '청춘교사'
▲ 1972년 출연작 '청춘교사'

당시는 하이틴 영화가 유행하기 전이라 선생님이 주인공으로 설정되었고 여교사를 둘러싼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었다. 이후 <여고시절> 등의 영화로 하이틴 영화가 만들어졌고 일본에서 귀국한 문여송 감독에 의해 <진짜 진짜...>시리즈가 탄생되었다. 하이틴 영화는 <얄개> 시리즈를 비롯하여 김응천 감독에 의해 만개한다.

이현은 1972년에 정식으로 가수 데뷔를 한다. 당시에는 남진, 나훈아의 치열한 인기경쟁 시대였다. 이현의 등장은 삼각구도로 재편되는 일대 사건이었다. 중앙대를 졸업하던 1973년과 1974년에 그는 mbc 10대 가수에 뽑혔다. 당대의 꽃미남 가수로 이현이 떠오른 것이다.

당시 10대 가수를 보면 1973년에 최고 인기가수상은 남진이었고 10대 가수 본상은 이용복, 이상열, 김상진, 남진, 이현, 이미자, 문주란, 하춘화, 김세레나, 김상희이다. 1974년에는 최고 인기가수상은 하춘화이고, 10대 가수 본상은 송창식, 윤항기, 김세환, 남진, 이현, 이미자, 문주란, 하춘화, 김세레나, 김상희, 신인가수상은 태진아, 이승연이었다.

그는 히트곡 메이커 박춘석 작곡가의 곡을 받아 신곡을 발표했고 노래는 연이어 히트를 하였다. 당시 스무 살 남짓의 그는 한마디로 아이돌 스타였다. 영화에도 출연하며 그는 인기스타가 되었다. 그의 출연작은 <청춘교사> 등 8편이나 된다. 당시 그의 인기를 반증해주는 것이다.

그의 히트곡 <잊지마>의 가사를 통해 당시를 회고해본다. “소꼽장난 하던 시절 잊지 않았지. 내 눈과 너의 미소 마주칠 때는 아름다운 꿈도 있고 행복도 있어...” 그야말로 지금 아이들이 들으면 신파라며 웃을 가사이지만 그 시절은 그렇게 순수하던 시절이다. 이현 가수가 해맑은 미소로 이 노래를 부르면 그야말로 소녀 팬들은 자지러졌었다.

<잘 있어요>는 딕페밀리의 <또 만나요>와 더불어 유흥가의 마지막 판을 장식하던 곡이다. 가사를 살펴보면 “잘 있어요 잘 가세요. 그 한마디였었네. 잘 가세요 잘 있어요. 인사만 했었네. 달빛어린 호숫가에 앉아 내 님 모습 나 홀로 새기며 또 다시 오겠지...”

정말 순수하던 시절이다. 아름다운 가사 내용이 그림처럼 떠오르는 노랫말은 그 시대의 초상화이다. 이현은 청소년들의 마음을 맑게 담아낸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남진, 나훈아의 노래가 사랑타령으로 일관하였다면 이현은 맑은 노래로 그들과 차별화되었다.

그는 <춤추는 첫사랑>, <똑 같애>, <이별이 주고 간 슬픔> 등 주옥같은 레파토리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인기도 잠시 부친의 만류로 사업가로 접어들며 자연스럽게 은퇴하였고 대중에게서 잊혀졌다. 그런 그가 2014년부터 간간히 <콘서트 7080>이나 <가요무대>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한동안 <가요무대>에 출연 안하는 가수로 <가요무대> 제작진에게는 제명(?)된 상태였다. 그가 출연을 안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가로 자리 잡고 노래를 안 하며 무대에 서질 못했던 것이다. 한 시절 젊은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노래로 불렀던 그이다.

한국영상자료원에는 8편의 영화 출연작 중에서 4편의 기록만이 남아있다. 네이버 카페와 다음 카페에 이현 가수의 팬 카페가 있다. 나와는 동문 선후배를 뛰어넘어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에서 홍보이사를 맡아 활동을 함께 하였다. 한동안 사업을 하며 공연 활동이 없어서 우리에게 잊혀졌지만 향후 함께 할 날이 많아질 것을 기대해본다.

2011년 10월 16일 홍익대 부근에서 안중근 의사 다큐 인터뷰
▲ 2011년 10월 16일 홍익대 부근에서 안중근 의사 다큐 인터뷰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