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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권오승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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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권오승 PD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5.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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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권오승 PD(사진 중앙)
▲ 2020년 8월,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권오승 PD(사진 중앙)

권오승 위원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인천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방송통신대학 TV를 거쳐 EBS에서 <딩동댕 유치원>을 오랜 기간 연출했다. 당시 나는 <전통문화를 찾아서>를 햇수로 5년 째 연출하고 있었는데 그의 기록은 나보다도 앞섰다. 말이 5년이지 한 프로그램을 그토록 오래 연출한다면 지겹기도 할 텐데 나나 그나 신이 나서 일을 했다.

그리고 방송관리팀장을 맡고 행정실무를 익히더니 라디오 국장 발령을 받았다. 하나를 잘 하는 것을 보면 다른 것도 잘한다더니 TV와 라디오를 돌아가며 거쳤다. 그 후 TV프로그램 <문화 문화인>, <교육현장> 등을 연출했다. <교육현장> 역시도 주 1회 제작이었는데 직접 6mm 카메라를 들고 촬영, 편집을 하며 정력적으로 일했다.

미국에 출장 가서도 악착같이 관련인사들을 인터뷰하였는데 담당 코디가 혼났음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 후 뉴미디어 국장 등을 역임하고 다시 연출일선으로 돌아와 의욕적으로 <명사의 스승>을 연출했다. 그가 만든 이어령 교수 편은 인상적이었다.

<명사의 스승>은 EBS가 봄 개편하며 의욕적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었다. 월요일 7시 55분에 방송되고 토요일 오후 2시 30분에 재방송됐다. 첫 편이 이어령 교수 편이었고 이어서 최민식 사진작가 편이었다. 연출자인 권오승 위원은 야간 밤새기 편집으로 유명한데 주당 1편을 4명의 프리랜서 PD들과 함께 만들어 내고 있다.

명사들과 스승과의 관계를 통해 우리시대의 스승상을 짚어보고자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과거 재연장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1팀은 인터뷰 하러 부산으로 또 다른 팀은 드라마 찍으러 부천 세트장으로 동분서주하며 편집실에서 만나 밤 새워 편집을 해 낸다. 이렇게 한 편을 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데 그는 애써 웃어가며 군말 없이 이 일을 해내고 있다. 일도 안하면서 군말만 많은 이들을 보면 그가 다시 한번 우러러 보인다.

어느 날엔가도 출근하여 편집실을 가보니 과연 밤샘편집의 흔적이 역력하다. 대단한 프로그램임이 실감난다. “일이란 즐기면서 하는 거야.”를 후배들에게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이 더 나은 환경에서 제작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밤샘편집으로 어수선한 편집실
▲ 밤샘편집으로 어수선한 편집실

EBS에는 내가 입사하였을 때 중앙대 동문이 30여 명이 넘었다. 거의 독보적이었는데 이유는 알 수 없고 그들 중 한 명이 권 PD였다. 재학 중에도 친하게 지냈는데 더 없이 반가웠다. 그렇다고 대놓고 친한 척하기도 그랬는지 사적인 술자리도 갖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그나 나나 바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확하다. 같은 프로그램을 맡은 적도 없고 같은 부서에서 일한 적도 없었다.

그는 어느 날 사표를 내고 모 대학의 교수로 갔다. 누구와도 상의 없이 스스로 결정하고 훌쩍 떠난 것이다. 내게도 아무 말이 없었으니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잘 된 일이라며 나도 교수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나는 정년퇴임 후에 호남대 발령을 받았다. 그는 얼마나 바쁜지 만날 수 없었고 내가 주최한 한국영화100년사 세미나에 참석 후 식사를 한 번 한 게 고작이었다.

그리고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주어 얼굴을 봤을 정도이다. 그와 통화해보니 요즘은 서울시청 영상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평생을 바쁘게 지내는 데 그의 건강이 걱정될 정도이다. 누가 나를 보며 건강을 걱정하는데 같은 경우이다. 보지는 못해도 서로를 걱정해주는 마음은 같으리라 생각해본다.

그는 음악에 더 재능이 있다. 재학시절 이미 그룹사운드 활동을 하였는데 그가 조용필 보다 먼저 작곡했던 <고추잠자리>를 내가 대학시절에 만든 단편영화 <동춘>(1980)의 주제가로 썼는데 아직도 음악료를 주지 못하고 있다.

나의 대학시절 영화 '동춘'에서 그의 작곡 음악을 주제가로 썼다.
▲ 나의 대학시절 영화 '동춘'에서 그의 작곡 음악을 주제가로 썼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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