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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제1회 세미나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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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 스토리] 제1회 세미나 ①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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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27일, 한국영상자료원 극장을 대관해 세미나를 시작했다.
▲ 2010년 11월 27일, 한국영상자료원 극장을 대관해 세미나를 시작했다.

처음 스크린을 통해 이소룡을 만나던 날이 1973년이다. 매해 그의 타계일이 돌아오고 탄신일이 돌아온다. 그때마다 이소룡은 내게는 더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 그를 기리는 공간의 필요성은 안태근 카페에 그의 글을 올리면서부터 생각하였던 것이고 결정적인 계기는 그의 탄생 70주년을 맞은 2010년 초의 일이다. 물론 오래전부터 오프라인상의 이소룡 카페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것은 나 혼자만의 공간이라기보다 팬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것은 한국 팬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소박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이소룡은 한국인만의 이소룡이 아닌 세계인들의 이소룡이기에 보다 더 큰 규모의 기념관이 떠올랐다. 그것은 한국을 찾는 세계인들이 찾는 장소로써의 필요성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것이 구체화 된 것은 이소룡의 영화 중 가장 처음 소개된 <정무문>이 개봉된 날인 7월 27일을 기념하는 2010년 제1회 '브루스리데이' 행사 때이고 70주년 탄생일인 11월 27일에 있은 그의 첫 공식영화제 및 제1회 세미나 때였다.

2010년 11월 27일 2시부터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맹룡과강>, <사망유희> 영화 상영부터 8시까지 무려 6시간에 걸쳐 성황리에 행사를 마치었다. 나의 이소룡 관련 연구 발표도 있었고 <사망유희>의 당룡 배우도 해외 일정을 미루고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지난 8월의 브루스리데이 행사 이후 3개월 만에 갖는 이소룡 행사이기도 했다. 이날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에 대한 공식발언을 했다. 그것은 그동안 누군가 하리라고 생각했었지만 아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족한 나이지만 공식적으로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의 발족을 선언한 것이다.

전날 조선일보 토요면에 기사가 세 면이나 큼직하니 소개가 되어 참여자가 너무 많으면 어쩌나 싶었지만 30~40명이 참석하여 갑작스러운 일정이어서 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도 먼 곳에서 상암동까지 찾아오신 분들의 정성은 너무 소중하기만 하다.

그날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의 발족으로 우리는 큰 걸음을 내딛었다. 세미나 후 자연스럽게 저녁식사 자리가 이어졌다. 모인 분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참석자들에게 이런 횡재가 없었을 듯하다. 좋아하는 이소룡 영화를 보고 세미나 발표도 듣고 세컨 브루스 리 당룡과의 GV를 가지니 더 이상 좋을 수 없었다. 그리고 저녁식사까지 술 대접을 받으니 오길 잘했다 싶었을 것이다.

그날의 공약사항은 기념관 설립과 동상 세우기다. 왜 공연히 이런 일을 벌리냐고 묻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기에 이소룡 타계 37주년을 맞는 그해에 내가 십자가를 졌다. 누가 하겠지라며 기다린들 나서는 이는 없다. 그러나 나 혼자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오늘 모인 멤버들의 힘을 모아야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훗날 기록될 역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모여서 단순한 친목만을 다지던 모습에서 서로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 기록은 기념사업이라는 숭고한 목표를 이룰 때 빛이 날 것이다. 너무도 훌륭하시고 능력있는 분들이 있음에도 내가 중책을 맡았기에 그만큼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리고 바로 사단법인 등록절차를 알아보았다. 본회 부회장인 류경선 부회장과 함께 서초구청을 방문하였고 본회 이사인 김동준 박사와 서초세무서를 방문해 서류를 접수시키고 열흘이 걸려 사단법인 등록이 허가되었다. 이로써 한국에서 처음으로 이소룡 관련 공식단체가 처음으로 설립된 것이다. 아직은 학술모임의 형태이고 수익사업 성격의 사단법인은 아니다.

이후 사업은 기념관 및 동상 건립이며 최종 목표는 이소룡의 거리 조성, 이소룡 테마파크까지를 구상하고 있다. 이런 긴 장정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한국이소룡기념사업회'에 보다 많은 이소룡 팬들이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이다. 나는 내 소장자료 전체를 이 기념사업회에 기증할 것을 공약하였다. 약 50평 규모의 첫 기념관을 채우기에는 터무니 없이 부족한 량이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분들이 동참하며 이 꿈같은 일들은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새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소룡의 무연고지 중에서 처음으로 그의 영화제와 세미나를 개최하였고 앞으로 그의 기념관을 세우고 그의 동상을 세우는 역사를 써나갈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이소룡 성지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소룡기념사업회는 나만의 기념사업회가 아닌 우리의 기념사업회였다. 나는 발족만 시켰을 뿐이며 앞으로 이 기념사업회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다른 분이 나의 뒤를 이어 이 모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회에는 1회 세미나의 흥분된 열기를 실감할 수 있는 녹취록을 소개한다.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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