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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YTN"...전 노조위원장 조합비 4억여원 횡령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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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YTN"...전 노조위원장 조합비 4억여원 횡령 적발
  • 김충식 기자
  • 승인 2022.07.23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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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사용 확인. 현 노조 고소 예정

[한국공정일보=김충식 기자] 기업, 은행, 관공서 등 횡령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사인 YTN 전 노조위원장이 조합비 4억4백만원을 횡령한 것이 적발됐다. YTN 14대 집행부는 지민근 전 노조위원장이 자신의 임기 동안 거액의 조합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지난 20일에 확인했다며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YTN 집행부는 지난 20일 지민근 씨가 조합비를 횡령한 기간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모두 41차례이고, 횡령 금액은 총 4억4백만원이라고 밝혔다.

YTN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현 집행부의 거취에 대해 다음주 조합원 총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YTN 집행부가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조합이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문답 형태로 공개했다.

- 조합비를 어떻게 횡령한 것인가

= 지민근 씨는 지난 2018년 8월 4일부터 2020년 8월 30일까지 13대 집행부의 지부장을 맡았습니다. 12대 집행부로부터 조합 살림과 복리후생에 사용하는 입출금통장 1개와 일부 해직자들이 복직하면서 조합에 기부한 금액을 담은 통장 1개, 해직자들의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만든 희망펀드의 상환 후 잔액을 담은 통장 1개 이렇게 3개의 통장을 인계받았습니다. 

지민근 씨는 2018년 8월 입출금통장에 담긴 금액 중 2억 원을 별도 통장으로 이체하게 해서 통장 1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사무국장이 관리하는 입출금통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의 통장을 본인이 보관하면서 이것은 사용하지 않고 묶어 두는 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와 반대로 2018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19개월 동안 사무국장이 아닌 자신이 보관하던 통장 3개에 담긴 금액 4억4백만원을 41차례에 걸쳐 인출해 사용한 것입니다.

- 횡령 금액의 사용처와 남은 금액은 얼마인가

= 지민근 씨가 자신이 지부장으로 있던 기간 동안 사용한 금액의 용처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입니다. 지민근 씨는 2022년 7월 20일 오전 현 집행부에 은행에서 받은 통장의 입출금 내역을 제출했습니다. 통장에는 남은 잔액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우리 조합원의 재산이 최대한 변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어느 정도를 변제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조합은 조합원의 피해가 최대한 복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횡령 사실을 왜 지금에서야 알았나

= 현 14대 집행부가 출범한 것은 2020년 8월 31일입니다. 전임 지부장인 지민근 씨는 사무국장이 보관하던 입출금통장의 잔액과 자신이 보관하던 통장 3개의 잔액을 인수인계 서류를 통해 현 집행부에 넘겼습니다. 조합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사무국장 보관 통장은 인수인계 서류에 담긴 금액과 실제 통장 잔고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었지만, 자신이 보관하던 통장 3개는 실제로는 이미 5개월 전에 모두 써버린채 비어있는 상태였습니다. 14대 집행부는 인수인계 서류 상의 숫자만 넘겨받은 겁니다.

당연히 그때 인수인계 서류와 모든 통장의 잔고를 맞춰서 확인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현 집행부는 전임 지부장으로부터 넘겨받은 인수인계 자료를 의심하지 못했고 입출금통장 외에 나머지 통장 3개는 쓰지 않고 묶어두는 통장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서류상의 금액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임 지부장의 임기 중 횡령 사실을 현 집행부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알았더라도 이미 발생한 횡령 금액에는 차이가 없지만 회계 감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임기 말에서야 이 사실을 확인하고 보고드리게 된 점 다시 한번 조합원 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

- 횡령 사실은 어떻게 확인했나

= 현 집행부 임기는 2022년 8월 30일까지입니다. 집행부는 조합의 마지막 사업으로 조합원들만을 위한 전용 융자 사업과 조합의 예산·결산 보고 포맷 마련을 준비해왔습니다. 융자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타사의 사례 등을 스터디했고 우리 조합이 묶어두고 있는 별도 통장의 사용을 준비했습니다. 전임 지부장인 지민근 씨에게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6월에는 대의원회의를 열어 지부 운영규정에도 융자사업을 담고 8월부터 융자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때부터 지민근 씨에게 융자 사업 통장을 새로 개설하기 위해 보관하던 통장을 제출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7월 들어서는 금융기관에 현 사무국장과 함께 방문하는 약속까지 잡았지만 여러차례 회사와 가정 문제 등을 이유로 미뤄왔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지난 11일과 15일의 금융기관 방문 약속, 18일 통장 3개의 거래내역과 통장에 담긴 총액을 조합에 보내겠다는 약속을 잇따라 어기고 18일과 19일 휴가를 낸채 현 지부장, 사무국장과의 연락을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20일 오전 14대 집행부 지부장과 사무국장에게 자신이 보관하던 통장 3개의 거래내역을 담은 은행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 현 집행부에는 어떤 잘못이 있나

= 회계 감사를 규정대로 실시하지 못했습니다. 전임 지부장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취임 직후 인수인계를 철저하게 받고 이후 2020년 연말 결산 때 회계 감사를 제대로 했더라면 횡령 금액을 줄일 수는 없었겠지만 횡령 사실은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 14대 집행부의 지부장과 사무국장도 조합의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습니다. 현 집행부는 2020년 8월 31일부터 지금까지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는 입출금통장 1개만을 사용해왔고 여기에서 사용한 내역은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현 집행부의 재정 전반에 대해서도 외부 기관의 투명한 감사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 책임이 있는 집행부가 계속 직을 유지해도 되나

= 14대 집행부는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조합원들이 갖게 된 실망감과 충격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총사퇴를 하게 될 경우 문제를 뒤늦게 발견해 놓고 해결도 하지 않고 도망가는 꼴이 될 것입니다. 다음주 긴급 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집행부 총사퇴를 논의하고, 또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신임을 묻겠습니다. 물론 사퇴를 놓고 총투표한 결과가 부결되더라도 신임이 아닌 이번 사태의 마무리 책임을 지운 것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집행위원회에서 총사퇴 결론이 나거나 조합원 총투표에서 불신임이 결의될 경우 노조 집행부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됩니다. 

 

2022년 7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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