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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백범일지(白凡逸志)'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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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백범일지(白凡逸志)'의 진실
  • 안태근
  • 승인 2021.11.23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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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년 발간된 초간본 '백범일지(白凡逸志)'
▲ 1947년 발간된 초간본 '백범일지(白凡逸志)'

백범 김구가 쓴 백범일지(白凡逸志)의 육필본이 우리가 읽고 있는 『백범일지』가 아니라는 연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튜브 방송 “[펜앤초대석] 김구는 누구인가/김구 신화 1. 백범일지의 진실-정안기 前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이 2020년 10월 21일이 문제제기를 하였다. 그런가 하면 "김용삼 기자의 왜곡된 근현대사 바로 알기"에서도 2020년 11월 1일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947년 12월 15일 국사원에서 발행한 『백범일지』는 초간본으로 춘원 이광수가 윤색한 일지이다. 그리고 명문인 '나의 소원'이 추가되었다. 『백범일지』를 당시 최고의 문장가가 썼다는 주장인데 당시 경교장으로 글 심부름을 다녔던 이광수의 처남 이영근의 증언도 있다. 초간본의 문장은 김구로서는 구사할 수 없는 문장이다. 초간본의 문장은 전형적인 춘원 이광수의 글의 특징이 잘 나타나고 있다. 김구의 차남인 김신은 아버지가 백범일지의 윤색을 왜 이광수에게 맡겼는지 모르겠다고 증언했다.

『백범일지』 초간본은 명백한 이광수의 반창작글이다. 이후 『백범일지』는 여러 번에 걸쳐 고쳐 쓰여지면서 구성이나 내용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물론 사진도 많이 추가되어 있다. 이렇게 고쳐 쓰여지면서 『백범일지』는 영웅스토리로 틀이 갖추어지며 바뀌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일지(逸志)라는 말은 “훌륭하고 높은 지조”를 뜻하는 말로 자기가 자기를 스스로 높이며 얼굴에 금칠을 하는 의미의 일지(逸志)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백범일지』는 지금까지 백여 명이 고쳐 쓰며 내용도 많이 고쳐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백범일지』는 지금처럼 국민필독서로 적절할까? 수십 종으로 변형되어 아동도서, 혹은 드라마 대본으로까지 변형되어 읽혀지고 만들어졌다. 백범김구기념관은 원전의 해석본을 지금이라도 밝히고 더 이상 역사 왜곡을 막아야 한다. 그의 삶 자체만으로도 빛나는 ‘백범 김구’이다. 무엇을 더하지 않아도 빛나는 그의 일생에 금칠을 더 할 이유는 없다.

『백범일지』가 창작이라고 주장되는 부분은 많다. 백범 김구를 사형에서 구한 구한말 전화 개통 시기의 오류는 오랜 시간이 경과되어 기억의 오류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적인 오류와 치하포에서 살해한 일본 상인 쓰치다에 대한 곡해도 충분히 설명 가능한 일이다. 한복으로 변복하고 품에 칼을 갖고 다니는 이를 국모보수(국모 복수)의 뜻으로 처단할 수 있다.

이 모든 의혹은 있는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원전을 밝혀 쓸데없는 논쟁과 역사 왜곡을 막아야 한다. 그것을 누가 할 것인가는 백범김구기념관인 게 당연하다. 백범 김구의 사상을 널리 알리고자 건립된 기념관 아닌가? 그러한 적극적인 노력을 안 보이는 상태에서라면 사람들은 유튜브 동영상에 대한 비판보다는 그대로 믿는 우를 범하게 된다.

우리는 펜앤초대석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백범일지(白凡逸志)』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초간본을 쓴 춘원 이광수의 가필, 삭제를 넘어서 그의 창작물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들 수 있다. 이것에 대한 진실 규명 세미나가 필요하다. 역사는 왜곡되어서도 안 되고 진실이 가려져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가의 영웅을 넘어서 개인의 인격모독이라면 중대한 범죄행위이기도 하다. 공식적인 연구자들의 토론이 시급하다.

▲ 안태근(문화콘텐츠학 박사,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회장)
▲ 안태근(문화콘텐츠학 박사, 안중근뼈대찾기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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