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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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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우리 가족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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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우리 식구들
▲ 2017년 3월 우리 식구들

나의 형제는 남매로 장남이다. 누이동생은 시집가서 천안에 살고 있으며 어머니의 건강을 챙기느라 자주 서울엘 온다. 나의 처는 어린 시절 서울 정릉에 살았으며 고려중학교, 계원예고, 수원대학교 무용학과를 다녔다. 졸업 후에는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를 하였다. 계원예교를 다닐 때에는 이경화 선생에게서 무용수업을 받았다. 이경화 선생과 나는 다큐멘터리영화 <한국의 춤 살풀이>와 <살풀이춤>을 촬영하며 알게 되었고 교분이 쌓이며 내게 중신을 서주었다.

우리는 1992년 3월 14일, 서울 초원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었다. 결혼 후 휘경동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던 중 1995년 EBS 근처의 우면동으로 이사를 하였다. 그 후 동고아파트를 거쳐 개포동에 새롬아파트를 구입해 내 집 마련을 하였다. 그리고 도곡동 우성아파트를 거쳐 지금의 양재동 현대아파트로 이사하여 14년째 살고 있다.

처는 아버지의 말년에 병문안도 열심이어서 아침, 저녁으로 적십자병원으로 문안을 다녔고 친정 부모님에게도 효도를 다하는 모범적인 효녀이다. 형제들과도 우애가 있고 자식들에게도 인자한 엄마이다. 원래 성격이 싹싹하고 친절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준다. 천상 여자 중 여자이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나 다니는 체육관에서 인기 최고이다. 자신의 성격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요즘은 무릎 관절이 안 좋아서 요가에 열중이다. 직장생활을 하던 2020년 1월에 발칸반도 여행을 시켜주었고 S10 삼성휴대폰도 선물하였다. 감사할 뿐이다. 늦게 직장생활을 하였는데 모두 6년 정도이다. 중년에 안하던 일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나와는 취미도 일치하고 최근에는 감사의 의미로 이집트와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3남1녀를 두었다. 장남 O욱은 경희초교, 경희중고를 거쳐 청주대 영화학과를 졸업하여 방송계에 종사하다가 지금은 유튜브 부동산업을 하고 있다. 차남 O윤은 경희초교, 청량중고를 거쳐 청주대 영화학과를 졸업 후 영화사 부설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부동산업을 하고 있다. 셋째 O영은 서울교대부속초교, 대치중, 단대부고, 청주대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BMW딜러로 일하고 있다. 막내 O하는 포이초, 대치중, 언남고, 수원대 영화학과를 졸업 후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 모두가 영화 전공자이다.

이렇게 모두 영화 전공을 하였지만 자녀의 일이란 본인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기에 나는 큰 관여를 하지 않았다. 단지 전공을 살렸으면 했지만 내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본인들이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이다.

굳이 가족사까지 소개하는 것은 이미 400회짜리 글을 쓰며 나의 모든 것을 밝혔기 때문이고 별 부담은 없다. 그러나 400회에 나의 모든 것이 다 담겼다고 할 수 없는데 한 사람의 역사가 이렇게 길게 소개될 수도 있구나 싶다. 글이란 읽는 이의 몫이다. 읽는 이들을 위해 쓰는 것인데 글쓴이의 정성만큼이나 관심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글쓰기는 일종의 반성문 쓰기이다. 읽는 이들에게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가 어제 자신의 나이를 내게 질문했다. “92세예요.” 답은 했지만 무슨 뜻이 담긴 질문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리 어머니는 그 연세에 마장동의 건물 관리를 직접 하신다. 나로서는 어머님의 건강비결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제는 생각이 달라졌다. 쉬셔야 장수에 도움이 될 연세이기 때문이다. 은행 업무가 불편을 느끼실 정도면 은퇴하셔야 한다. 은퇴를 안 하시기에 소소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결정할 일은 아니고 다만 권유할 뿐이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느끼는 것은 고집이 보통이 아니시고 관철의 의지도 분명하다. 나 역시도 그러한데 어머니의 복사판일 수도 있다. 내 나이 67세, 고맙게도 윤석열 정부 들어 나이가 줄었다. 일을 더하라는 것은 아닐 터인데 즐거운 일이다. 이 나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나의 당면 과제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다. 내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자수성가로 일가를 이루어 놓으신 아버지의 시대가 저물고 나의 시대가 올 걸로 착각하였다. 의외로 어머니의 시대가 길어지고 있다. 이 또한 내 복이다. 건강하게 사시고 우리 곁을 지켜주고 계시니 그 또한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어머니 만수무강하세요.”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다큐멘터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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