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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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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⑫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6.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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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젊은 날의 모습, 효심만큼은 누구보다도 자부할 만하다.
▲ 그의 젊은 날의 모습, 효심만큼은 누구보다도 자부할 만하다.

홍콩에서 귀국길에 부모님께 드리기 위해 사온 우황청심환이 밀수라고 기사화되었는데 그에 대한 진실을 밝힌다. 그가 효자로 알려진 건 대한민국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미 효심의 발로로 고려대의 효박물관 부지를 기증한 것도 기사화되었다. 그는 결혼 전 “내가 사랑하는 여인은 어머니뿐이다.”라고 말했으며 어머니를 잃은 후에도 늘 그리워했다. 그의 효심을 보여주는 또 한 가지 사례가 홍콩의 톱스타 M이 그에게 반해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리러 온 적의 일이다.

어머니는 말이 안 통하는 M이 못 마땅했다. 그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인데 M이 홍콩의 톱스타이건 말건 마음에 안 들어 혼인 허락을 하지 않았다. 애처로워 보이는 M을 위해 한 번 더 이야기를 꺼냈지만 어머니는 “이 간나 새끼, 내 말을 못 알아 듣는다”며 강하게 나오셨다. 자리를 봐가며 말하는 것이 아니고 있는 그대로 대놓고 표현하는 이북 사람의 태도에 그나 M도 어쩔 수 없었다.

아들의 말이라면 뭐든 OK하신 어머니지만 외국녀와의 결혼 만큼은 반대이셨다. 지금 같은 다문화 시대가 아니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아들이 뭐가 아쉬워서 국제결혼을 하냐는 심정일 것이다. “어머니가 안 된다고 그러신다.” 쿨하게 이야기하자 그녀도 쿨하게 받아들였다고 그가 직접 밝힌 이야기이다. 그는 살아있을 때 부모님을 모신 춘천의 경춘공원묘원을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해 아쉬워했다.

그런 그가 어머님을 위해 포장을 뜯고 가져온 우황청심환이 세관에서 밀수품으로 적발된 것이다. 그러한 사고가 발생하자 말 많은 이들은 입에 올리며 언론에 기사화 되고 안 좋게 소문이 퍼졌다. 그러나 그를 평소에 알고 지내던 이들이 상황을 전해 듣고 나서는 선처를 호소해 그를 구명해주었다. 그렇게 풀려났지만 그는 한동안 출국정지를 당했다. 그의 출국길이 막혀버린 사이에 홍콩에서는 성룡이라는 복병(?)이 스타가 되고 신 배우는 결국 한국에서의 활동에 안착한다.

성룡은 신일룡을 우상처럼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에서 <심판자(귀계쌍웅)>을 촬영할 당시부터 여배우 M이 홀딱 반했던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도 M과 공연하였지만 그녀는 이소룡 사후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일본의 스크린 잡지에서 세계인기여배우 1위로 랭크된 거물급 스타였다. 그리고 서울에서 <신 당산대형>을 촬영하며 이미 그의 내공을 겪어봤기 때문이다.

배우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으로 영화무술팀의 일원이었던 성룡도 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스타로 등극하고 단숨에 역전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물론 성룡 역시도 의도했건 아니건 코믹 쿵푸로 대중의 심리를 꿰뚫었기에 그러한 신화가 창조된 것이다. 신일룡 배우로서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 마련이 시급했다. 그는 홍콩에서의 활동을 접고 국내 활동에 주력하며 자신의 사업 구상을 키워나갔다.

그의 국내 활동에 영화계에서는 대환영이었다. 그만한 거물급 스타가 드물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스타였기 때문이다. 그는 1980년 최인호 원작, 이경태 감독의 <불새>로 컴백한다. 주인공 영후 역할이고 동생으로 이영하 배우가 출연했다. 물론 이전에도 그가 1977년에 출연한 인도네시아 영화 <비호(Fiying Tiger)>가 1978년 박종훈 감독의 <광사비호(Lion and Tiger)>라는 합작영화로 개봉된 적이 있다. 물론 위장합작영화이다.

<불새>는 명보극장에서 개봉하여 그의 중후하면서도 야심찬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는 장미희, 오수미, 이미숙 등이 출연한다. 이 영화가 이미숙의 데뷔작으로 화면에서 비키니를 입고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였다. 그녀는 이 영화로 제1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장미희와 이미숙 배우와의 공연은 이후에도 한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많은 나이차로 인해 정상적인 관계가 아닌 불륜의 연인 관계로 캐스팅된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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