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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의 라이프 스토리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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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의 라이프 스토리 ⑨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6.0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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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신일룡 호두파이’ 매장에서 신일룡 회장 
▲ 프랜차이즈 ‘신일룡 호두파이’ 매장에서 신일룡 회장 

제주도의 타이타닉 프로젝트는 언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그의 사업 수완이 남다른 건 누구나 알고 있다. 그건 어떻게 보면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그의 사업 철학 때문이었다. 그가 웨딩홀 사업을 할 때는 예식장, 예식드레스들, 하객들을 운송하는 45인승 버스까지 모두 무료로 제공해 주고 식사비만 받고 운영을 했기에 1년 예약이 금새 다 찰 정도로 인기였었다.

이때 관리를 맡겼던 직원이 이렇게 해선 적자라고 맞서다가 자진 퇴직을 했다는데 그는 이익을 생각 안하고 베풀어주는 삶을 사는 멋진 사람이였다. 이렇게 하니 주변의 웨딩홀 사업들이 폐업을 했을 정도이다. 이것은 일례이지만 그의 비즈니스 성공비결은 고객 감동주의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고객의 감동을 위해 그의 지론은 철저한 완벽주의로 서비스 제일을 추구했다. 고객이 최우선인 그의 여러 사업들이 성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제주도 중문단지에 세운 카지노 호텔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카지노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며 그는 지옥을 경험한다. 그래도 재기하여 프랜차이즈 사업인 ‘신일룡의 호두파이’를 일구어 냈다. 그의 호두파이 사업 역시도 고객 감동주의를 실현한 사업이다. 청계산 입구에 본사를 건립하고 7개의 체인점을 운영 중이었다. 그러던 중에 별세라는 이해 못할 비보를 알려 많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주었다.

그에게 호두파이 사업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업이다. 제주도 카지노 호텔 사업이 부도 처리된 후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던 그에게 호두파이 사업은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사업이었다. 어머니의 병구완을 하러 외국 유학을 포기하고 귀국한 장남이 만들어 드리는 것을 보고 그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호두파이의 상업화를 시도했다.

그가 호두파이 반죽을 하는 것을 찾아와 보고 선배 남궁원 배우가 놀랬지만 전후 자초지종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시작했다지만 호두파이 반죽을 만드는 모습은 신일룡 배우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기에 일반들에게는 생경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두파이 사업을 열정적으로 일구어내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호두파이를 만들고 하루 빠짐없이 시간을 내어 청계산을 오르는 그였다. 인생의 굴곡을 겪고 그것을 이겨내고자 하던 의지의 모습이다. 돈 벌어 정승처럼 쓰라는 말을 실천한 것도 그이다. 1990년, ‘효박물관’ 부지를 위해 6만6천m2(2만 평)의 큰 땅을 모교인 고려대에 쾌척한 그이다. 그러한 선행은 그가 효자라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린 시절 한국전쟁을 겪으며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커왔기에 누구보다도 좋은 일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한 베품은 그가 열정을 다해 비즈니스를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런 그의 마음과 달리 아직도 효박물관은 오리무중이다. 고려대에서 임자가 바뀌어 어느 종교시설의 소유로 되어 있다고 하니 하명진 고문변호사도 잘못된 일이라며 조사에 착수했다. 고인의 유지와 달리 이상하게 되어버린 기부 부지는 당연히 유가족들에게 환수되어야 할 것이다. 고인의 빈소에 나타나지도 않은 고려대 측의 행태는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그의 유언 같았던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일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정리해.”라며 내게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냉혹했던 그의 사업열정이 그를 데려가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세상 살면서 일 때문에 죽은 이는 또 있을 것이다. 비록 생을 달리했지만 그처럼 열정적으로 살다간 그는 분명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을 것이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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