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5 23:56 (목)
[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⑰
상태바
[안태근의 다큐세상] 신일룡 배우 라이프 스토리 ⑰
  • 안태근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6.15 06: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에서 신일룡
▲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에서 신일룡

1982년에 임권택 감독의 <아벤고 공수군단>, 정지영 감독의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 최하원 감독의 <경의선>, 동아수출공사 이우석 제작, 김내성 원작, 박호태 감독의 <애인>까지 네 편에 출연 후 1983년에 그는 무려 여섯 편의 영화에 출연한다. 그의 전성기였던 셈이다. 정인엽 감독의 <애마부인2>를 시작으로 이두용 감독의 걸작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 고영남 감독의 <밤이 무너질 때>, 배창호 감독의 <적도의 꽃>, 고영남 감독의 <외박>, 이장호 감독의 <일송정 푸른 솔은>까지이다. 모두가 그의 이미지인 멋진 남성상을 보여주는 영화들이다. 때로는 바람난 남성으로, 혹은 양반에서 상놈을 오가는 시대를 상징하는 남성상, 그리고 우유부단한 남편, 독립 영웅 등 여러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는 당대의 남성상이거나 시대가 요구하거나 힘찬 남성상의 모습들이다.

그 시대에 신성일 스타는 이미 40대 후반에 접어들어 젊은 여배우들을 감당하기에 나이 들었고 다른 여러 남배우들이 있었지만 그와는 다른 캐릭터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 그에게 많은 작품들이 몰렸고 그는 골라서 출연할 수 있었다. 특징은 한국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영화라는 점이다. 특히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는 칸국제영화제에 출품하여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특별상을 수상했다. 출연작 선정을 직접했던 당시에 배우로서는 큰 모험이다. 그는 출연작 선정이 아쉬운 배우 중 한 명이라는 소릴 들었지만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는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극중 운보라는 배역으로 출연하며 상놈과 양반을 오가는 남정네를 훌륭히 보여주었다. 이는 감독의 연출력이 뒷받침되어야 더욱 생생히 그려질 수 있는데 일단 배우의 공로를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걸작이 그의 필모그래피에 몇 편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이 또한 그의 운이다. 이러한 배역을 만나기는 평생의 한두 번이다. 기회는 두 번 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충분히 회자되어야 하고 신 배우의 대표작 중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에서 신일룡과 원미경
▲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에서 신일룡과 원미경

2013년 이두용 감독과 신일룡 배우를 만남의 자리를 청계산의 식당에 마련했다. 이 감독은 “신 회장~~!‘하며 반가워했고 신 배우 역시 깍듯이 ”이 감독님~~!“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참으로 아름다운 자리가 아닐 수 없었다. 신일룡 배우는 의리를 아는 배우이다. 인간의 기본 도리이기도 하지만 그는 운동을 통해 키워온 스포츠맨십이 몸에 배어 있고 선배나 스승에 대한 예우가 깍듯했다.

아울러 친구, 그리고 후배들까지도 능력 이상으로 빨리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인맥을 동원해 도와주었고 항상 그 중심에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통이 크고 남자 중의 남자이며 능력이 안 되어 더 도와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했다. 내게도 항상 큰 이상을 이야기하며 끊임없이 독려하며 자극을 주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결론을 내며 욕심을 말렸다. 그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숙여지는 큰 형님이다.

그의 최전성기인 1983년을 보내며 그의 사업도 일취월장하며 더 바빠진다. 바쁜 시간 속에 망중한이 있어야 하지만 그의 성격상 그러하질 못하고 1984년을 맞는다. 정진우 감독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이 지각 개봉하였고 이두용 감독의 해외판 팔도강산인 <낮과 밤>이 개봉했을 뿐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신 배우의 관심은 온통 사업뿐이었다. 1983년에 그는 런던팝 2호점을 용산 국제빌딩에 오픈하고 1985년에 시작할 웨딩 홀 사업을 준비한다.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 안태근 (문화콘텐츠학 박사, 한국영화100년사연구회 회장)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